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마저 대량 매도... 암호화폐 시장 조정 넘어선 금융 위기 우려 급증
2025-02-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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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에 즉각적 반응 보인 코인 시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글로벌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자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은 즉각적 반응을 보이며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조차 매도세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3일(현지 시각) 가상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관세 정책 발표 직후 5% 하락해 약 9만 12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일부 회복하며 현재 9만 4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사상 최고가인 10만 9000달러 대비 약 13% 낮은 수준이다.
이번 급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투매 현상과 투자 심리 악화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200% 이상 급증, 이 중 매도 압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주요 알트코인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더리움(ETH)과 리플(XRP), 솔라나(SOL), 바이낸스코인(BNB) 등이 크게 하락하며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12% 감소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관세 정책 발표 직후 비트코인의 장기 보유자 순이익 지표(SOPR)도 급격히 하락했다.
이는 장기 투자자들마저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에 나섰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투자자 항복(Capitulation)' 단계의 전조로 해석된다.
이러한 현상은 약세장 전환기나 대규모 시장 조정 국면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이다.
비트멕스(BitMEX) CEO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이번 하락이 단순한 시장 조정이 아니라 금융 위기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고, 추가 하락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Matrixport)의 공동 설립자 다니엘 얀(Daniel Yan)은 관세 발표가 시장의 유동성 부족과 CTA 전략에 따른 매도세를 촉발했을 뿐이며 장기적인 경제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금융 위기의 신호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조정 국면인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외부 요인에 취약한 특성은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