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올라온 '윤석열 파이팅' 게시글 규제
2025-02-0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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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직접 규제이니 검열이다” vs “이용정책 위반했으니 규제 당연”
카카오가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한 오픈 채팅방 게시글을 규제한 것으로 3일 밝혀졌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오픈채팅 라이트(Lite)의 ‘방구석 1열’ 드라마 수다방에 올라온 ‘윤석열 화이팅이다 자유민주주의만세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 대해 규제 조치를 취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오픈채팅 라이트는 채팅방에 들어가지 않고도 대화 내용을 구경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규제 이유에 대해 “서비스 이용 약관 및 운영정책에 위반 내용이 발견돼 조치됐다”라고 밝혔다. 서비스 취지에 맞지 않는 게시물을 올려 서비스 이용 약관을 위반했다고 고지했다. 그러면서 “위반 활동의 누적 정도에 따라 추가적인 서비스나 계정 이용 제한이 진행될 수 있으며, 법령에서 금지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나 긴급한 위험 또는 피해차단이 요구되는 경우 즉시 영구적으로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달라. 운영정책 위반으로 게시물이 삭제 상태로 전환된 경우 원문 확인이 불가하다. 이의제기를 원할 경우 소명자료를 고객센터로 보내달라. 단, 30일 이내에 소명 및 이의제기가 없을 경우 제재 대상 게시물은 별도 통보 없이 영구 삭제된다“라고 통보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한 스레드 이용자가 "카카오톡 오픈채팅 라이트에서 '윤석열 화이팅이다 자유민주주의만세다'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서비스 이용 약관 위반으로 안내받은 내용을 제보 받았다. 오픈채팅 라이트는 '아무 말 대잔치' 느낌의 서비스다. 이 정도 내용으로 규제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카카오톡 이대로 괜찮을까"란 글과 함께 카카오 고객센터가 보낸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같은 카카오의 규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카카오가 이용자들을 검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누리꾼은 관리자 규제가 아니란 점에서, 즉 카카오 차원의 규제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픈채팅 라이트는 카카오가 직접 관리한다. 톡방 관리자가 따로 없는 서비스다.
반면 드라마 수다방에서 민감한 정치 이야기를 함으로써 이용정책을 위반했으면 규제받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도 있다.
보수층은 카카오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규나 작가는 “이게 정말? 광화문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죄가 되지 않는 나라에서?”라면서 “스탈린을 비난하는 편지를 친구에게 보냈다가 시베리아 강제노동 수용소로 끌려가 10년을 살았던 솔제니친 이야기는 옛날이야기,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톡을 통해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것은 충분히 내란 선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일반인이어도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행위에 대해 내란 선동이나 가짜뉴스로 고발하겠다"고 밝히며 카카오톡 검열 논란을 촉발했다.
이후 민주당은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대한민국 혼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초래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구글에 신고했다.
이와 관련해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미 민주당은 '카카오톡 검열', '여론조사 통제', '언론사 광고 압박' 등을 통해 사회 전반을 통제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무제한 수사가 가능한 특검의 권한이 민주당에 주어질 경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른바 '카카오톡 검열 방지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전한길 씨는 ”카카오톡 검열, 여론조사기관 협박, 자기들 비판하면 내란 선전 세력으로 고발. (민주당의) 이런 것들이 당신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이고 진보의 진면목이냐. 저런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정반대인 전체주의요, 사상 통제하려는 공산독재에서나 나올 발상"이라고 말하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기술적으로 대화 내역을 검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카카오톡 메시지는 암호화돼 발송되고 서버에 저장되는 송수신 정보 등의 기록도 3일 후 자동 삭제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