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이 핵심멤버였던 지하혁명조직 "미국이 광주시민 2000명 학살 지원"
2025-02-02 17:23
add remove print link
헌법재판소 정치 편향성 논란 더욱 거세질 듯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핵심 멤버로 활동한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의 창립선언문에 '미국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 2000명 학살을 지원했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드러나면서 헌법재판소의 정치 편향성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오는 3일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판단을 내놓는다.
2일 뉴데일리 등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회주의 지하 혁명조직이었던 인민노련은 1987년 6월 26일 인천 부평로 대중집회 및 시위현장에서 창립보고대회를 열고 창립선언문을 낭독했다.
이 선언문에는 "미국은 이 땅에 4만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한국군의 모든 작전권을 장악해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인민노련은 선언문에서 "미국은 한국에서 누리는 자신의 군사, 정치, 경제, 문화적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을 지원하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미국은 마치 민주주의의 수호자인양 민주와 인권을 떠들면서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은 80년 5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2000여 광주시민을 무참히 학살하는 것을 지원했다"며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총칼의 사용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인민노련은 "미국은 한국 민중이 생산한 경제잉여를 다양한 방법으로 빼앗아 간다"며 "그들은 미제상품의 고가수입과 한국상품의 헐값 수출을 강요하면서 그 가격차를 이용해 노동자의 피땀을 긁어간다. 또한 쇠고기, 쌀, 담배, 컴퓨터, 보험 등의 수입개방을 강요하며 농가경제를 도탄에 빠뜨리고 민족경제를 파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이러한 군사, 정치, 경제, 문화적 이익을 유지시키기 위해 한반도의 분단을 영원히 지속시키려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마 후보자는 서울남부지법 판사로 재직했을 당시 2009년 국회 폭력사태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관계자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는 그해 11월 12일자 기사에서 마 후보자에 대해 "서울대 정치학과 81학번인 마 판사는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 조승수 의원 등과 함께 당시 인민노련의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일부 인사들은 1989년 구속됐으나 마 판사는 적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경찰은 인민노련이 인천 부천지역 공장 근로자들을 상대로 사회주의 의식화교육을 시켜 왔으며, 배후에서 파업을 독려하는 활동을 벌여온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조승수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민노련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기조로 남한에서 사회변혁을 이뤄야 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며 "마 판사는 지도부에서 이론교육과 선전 부문의 역할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인민노련 출신인 주대환 노동운동가(당시 사회민주주의연대 대표)는 "마 판사는 당시 핵심 이론가였지만 이미 20여 년 전 일 아니냐"며 "인민노련 출신들이 한나라당에도 몸담고 있는데 그 문제를 판결과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마 후보자는 1993년 한국외국어대 교지에 실린 '민중운동의 개혁과 진보정당 운동의 새로운 모색'이란 글을 통해 "군사파쇼정권에서 (김영삼 정부의) 부르주아 체제로 확립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의 해방이라는 목표를 수행하는 투쟁 조건에 변화가 왔다"며 "진보세력의 정치적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진보정당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마 판사는 진로를 바꿔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2년 대구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헌재는 오는 3일 마 후보자 임명 보류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선고한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국회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회의 의결이 없어서 절차적 흠결이 발견된 만큼 국회 심판 청구가 부적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역시 국회의장에게 청구 권한이 없다며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법재판관 추천은 국회의장이 아닌 국회의 권한인 만큼 국회 표결을 통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민노련 창립선언문 전문>
전두환 군부독재의 폭압과 미국의 독재지원을 끝장내고 노동자와 민중의 정치적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이 완전히 보장되는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투쟁이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4.13 조치를 통 해 독재연장을 선언하며 또다시 노동자와 민중의 굴종과 노예생활을 강요하고 있는 전두환 군부독재의 폭거에 우 리 노동자와 민중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맞서고 있는 것이다.
보라! 고문살인종식, 호헌철폐, 독재타도, 자주적 민주정부쟁취의 기치를 드높이며 거대한 파도처럼 힘차게 터 져 나오고 있는 저항의 물결을! 우리 노동자와 민중의 힘찬 진군을! 우리의 진군은 군부독재를 끝장내고 자 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그날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두환군부독재는 2천여 광주시민을 무차별 학살한 그 피묻은 몽둥이와 군화발로 저 살인 폭력정권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발악을 계속하고 있다. 저들은 6월 10일부터 연이어 터져나온 전 민중의 분노에 겁을 먹고 한편으로 비상한 조치를 내려 우리 노동자와 민중의 투쟁을 총칼로 짓밟겠다는 협박공갈을 계속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또다시 합의개헌'이라는 기술로 시간을 벌며 민주당을 투쟁대열에서 끌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을 우롱하려 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민중의 자주적 민주정부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자신의 이해를 대변할 군 부독재정권을 끝까지 지원하고 있고, 타협을 종용하며 민주진영의 분열과 파괴공작을 강화하고 있다. 군부독재정권 의 기만과 폭력에 맞서는 우리의 투쟁은 결전을 향해 급박하게 치닫고 있다.
이제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느냐, 아니면 군부독재의 장기집권기도에 굴복하고 마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지금, 우리 노동자는 우리의 모든 정치적 역량을 한데 모아 저들의 기도에 철퇴를 내리칠 정의로운 투쟁에 떨쳐 나서야 한다. 또한 모든 기회주의적 동요를 물리치고 확고한 범국민 반외세 • 반독재 투쟁 전선을 형성하여 끝 까지 투쟁할 수 있어야 한다.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은 선배 노동자들의 고결한 투쟁을 계승하여 기필코 자주적 민주정부를 쟁취해야 하는 지금 시기의 절박한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민족자주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인천.부천지역 노동자들의 뜻을 모 아 이제 창립을 선언하게 되었다.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은 인천·부천지역 노동자들의 자주적 조직으로서 노동 자의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노동자의 정치적 권리를 신장하고 권익 향상을 도모하며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자주적 민주정부의 대의를 쟁취하기 위해 군부독재와 이를 조종. 비호하는 외세에 항거하는 모든 세력과 통일. 단결할 것이며 그들의 모든 투쟁에 지원.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전국의 모든 노동자들과 민중이 단결된 모습으로 정치적 억압자들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노동자의 전국적인 정치적 중심을 형성하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일 것이다. 우리 는 먼저 수도권에서 부터 노동자계급의 공동투쟁기구를 즉각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노동자계급은 하나라 는 큰 뜻에 따라 지역적 • 역사적 특수성에 따른 사소한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단결과 통일을 앞세 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민중운동의 연합적 조직 역시 시급히 건설 •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애국학생들에 대해 전국적인 통일조직을 조속히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동자들과 강력하게 연대할 것을 제안한 다. 전국적인 차원에서 통일된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연대는 임박한 결전의 고비들을 헤쳐나갈 핵심역량이 될 것이다.
또한 6.10 이후 온 국민의 군부독재 퇴진 요구에 의거하여 비타협적으로 투쟁해 온 국민운동본부에 깊은 경의 를 표한다. 우리는 운동본부와 굳게 손잡고 군부독재 타도와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의 험난한 길을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다짐한다.
끝으로 민주당은 6·10 이후 온 국민이 과감하게 투쟁해 온 이유가 군부독재의 즉각적 퇴진에 있다는 것을 명 심하기 바란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1년 동안 군부독재와 미국이 벌여온 소위 '합의개헌 '놀음과 소위 '대화와 타협' 설교에 완전히 환멸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6월 24일 전두환이 내놓은 개헌논의 재개를 비롯한 기만 적 타협조치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여기서 민주당이 미국의 정치공작과 군부독재의 협박에 굴복하여 온 국민의 투쟁 성과를 오도시키고 독식하려 한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모면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민주당이 국 민의 여망에 따라 독재와 타협없이 가열차게 투쟁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으며, 민주당이 우리와 함께 자주와 민 주의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 나갈 수 있기를 진실로 바란다.
지금 이 땅에서는 한 겨울의 찬 바람을 뚫고 보람찬 내일을 기약할 한송이 희망의 꽃이 피어나려 하고 있다. 민주의 꽃 자주의 꽃 해방의 꽃이 탐스런 꽃망울이 되어 이제 곧 찬란히 터질 그날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우리 노동자와 민중의 단결된 힘과 분노에 찬 진군을 그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함께 일어나자! 일어나 보람 찬 내일을 기약할 희망의 꽃망울을 기어이 꽃피우자!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 만세!
전국 노동자 단결 만세!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 만세!
노동자 해방 만만세!
1987. 6. 26.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