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332억 투자 후 70% 넘게 잃었던 일본 2위 부호, 갑자기 관련 산업 재투자 (이유)
2025-02-0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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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성장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CEO가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BTC) 채굴 기업 사이퍼 마이닝(Cipher Mining)에 5000만 달러(약 728억 원)를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투자는 AI와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을 통한 신사업 모델 확보를 목표로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1일(현지 시각) 가상화폐 전문 매체 유투데이는 손 CEO의 이 같은 투자 소식과 관련 반응을 전했다.
반에크(VanEck) 디지털 자산 리서치 총괄 매튜 시겔은 "이번 소프트뱅크의 투자 결정이 비트코인 채굴과 AI 기술 간 시너지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사이퍼 마이닝의 타일러 페이지 CEO도 "손정의 회장의 전략적 투자가 업계 성장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 CEO는 2017년 비트코인 시장 정점 당시 1억 6000만 달러(약 2332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나, 이후 가격 급락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암호화폐 시장에서 철수한 전력이 있다.
당시 그는 가상자산을 '산만한 투자 대상'으로 평가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을 재개하며 블록체인 기술 연구를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는 AI 사업 확장 전략과 연계해 주목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오픈AI(OpenAI)에 250억 달러(약 33조 5000억 원) 투자를 검토 중이며, 오라클과 협력해 1000억 달러(약 134조 원) 규모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를 추진 중이다.
손 CEO는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사이퍼 마이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 결정은 2017년 손정의의 비트코인 투자 실패 사례와 대비된다. 당시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시점에 투자했다가 1년 만에 70% 이상 폭락하며 큰 손실을 봤고, 이듬해 초 매도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AI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세가 가속화되자, 위험 자산에 대한 재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암호화폐 업계는 손 CEO의 이번 결정이 단순 자산 투자를 넘어 기술 융합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손 CEO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포브스 기준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 리테일링(유니클로 등) 회장에 이어 일본 내 부호 2위(세계 56위)에 랭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