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전… 지금 인도네시아서 반응 터졌다는 의외의 '한국 영화'
2025-01-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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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를 사로잡은 한국 오컬트 영화의 비밀
인도네시아 극장가에서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영화가 있다.
바로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이다.
국내에서는 이번 설 연휴 동안 '히트맨2'와 박스오피스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인 '검은 수녀들'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개봉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현지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는 흥행 여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더 강한 성과를 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30일 배급사 NEW에 따르면 '검은 수녀들'은 지난 24일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해 28일까지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약 57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인도네시아 개봉 한국 영화 중 개봉 5일 간 최고 스코어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기존에도 좋은 반응을 얻긴 했지만, '검은 수녀들'이 박스오피스 1위를 연속으로 유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검은 사제들' 스핀오프 작품인 '검은 수녀들'은 국내에서는 전작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오컬트 장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오히려 강력한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개봉 이후 스토리와 연출 방식 등에 대해 호불호가 갈렸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오컬트 장르 자체에 대한 높은 관심이 흥행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국가지만, 기독교와 가톨릭 인구도 상당하며, 악령, 퇴마, 구마 의식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꾸준히 흥행해왔다. '컨저링' 시리즈, '더 넌', '엑소시스트' 등의 영화가 인도네시아에서 강세를 보여온 만큼, 한국식 오컬트 영화인 '검은 수녀들'도 자연스럽게 높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검은 수녀들'은 무속적 요소와 구마 의식을 결합해 기존의 오컬트 영화와 차별화된 설정을 보여준다. 특히 기도 효력이 뛰어난 유니아 수녀(송혜교)와 미카엘라 수녀(전여빈)의 강렬한 캐릭터성이 눈길을 끌면서, 현지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오컬트 영화들이 단순한 구마 의식에 집중했다면, '검은 수녀들'은 소년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요소(무속, 초자연적 존재, 과거의 비밀)를 활용해 서사를 확장했다. 이 덕분에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미스터리와 스릴러적인 요소가 가미된 색다른 작품으로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검은 수녀들'은 개봉 전부터 전 세계 160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같은 오컬트 장르였던 '파묘'(133개국)를 훨씬 뛰어넘는 기록이며, 트리플 천만을 달성한 '범죄도시 4'(164개국), '탈주'(163개국)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 덕분에 제작비 103억 원이 투입된 '검은 수녀들' 손익분기점이 당초 250만 명에서 160만 명까지 대폭 낮아졌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의 선판매 효과 덕분이다. 31일 기준 국내 누적 관객 수는 118만 명으로 손익분기점까지 단 42만 명만을 남겨둔 상태다. 해외 성적 등을 포함해 흥행 성과가 계속될 경우, '검은 수녀들'은 2025년 개봉작 중 가장 먼저 손익분기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한편 '검은 수녀들'에는 별도의 쿠키 영상이 없다. 다만 엔딩 크레딧에는 송혜교가 녹음한 더빙이 일부 포함돼 있어 마지막까지 영화를 감상하는 재미를 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