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신경 쓰였나... 이재명 정책이 뭔가 180도로 바뀐 것 같다
2025-01-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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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기조, 분배에서 성장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선 준비를 위해 핵심 기구로 삼았던 기본사회위원회의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국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매체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설 연휴 직전에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서 기본사회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먼저 밝혔다.
이 대표는 계엄 및 탄핵 국면으로 민생 경제 펀더멘털이 다 무너진 상황에서 기본사회 패러다임을 유지하는 것이 맞느냐는 고민을 토로하며, 성장 우선주의 경제 정책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정책 전환의 의지를 알리기 위해 상징적 조치로 자신이 맡고 있는 기본사회 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한 참석자는 최고위원 한 명이 이견을 표명했지만 이 대표가 오래 고민한 게 보여 다들 말리지 않았다면서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했다.
기본사회는 이 대표를 대표하는 정치 브랜드다.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청년기본소득으로 정치권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지난 대선 때는 기본 소득·금융·주택으로까지 발전시키며 기본소득을 어젠다로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8월엔 당대표 연임과 함께 기본사회를 아예 강령에 못 박기도 했다. 그는 비상설 특별위원회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해 직접 위원장까지 맡았다.
12·3 계엄 사태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하면서 민생 경제가 회복하기 어려운 비상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성장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지금은 나누는 문제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경제적 안정과 회복 성장 문제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정책 핵심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진보와 보수 누가 집권하든 텅텅 비어버린 나라 곳간을 채워 넣는 게 5년 내내 가장 큰 숙제가 될 정도로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당장 민주당 집권 청사진을 그리는 집권플랜본부 역시 '유니콘 기업 성장·발굴' 등을 핵심으로 하는 K성장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이 대표의 급격한 정책 전환을 두고 진보 진영은 물론 친이재명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철회, 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정 등 '흑묘백묘'로 대표되는 이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이 자칫 기회주의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매체는 전했다.
정책 전환이 이 대표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이 대표가 30%대 중반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곤 있지만, 보수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선 팽팽하게 맞붙는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온 바 있다. 급격한 정책 전환이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 대한 구애일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