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이재명에 “비판하는 사람도 포용해야 한다”

2025-01-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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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이 크고 스펙트럼이 넓어 어려운 점이 많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당의 통합과 포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근 비명계 인사들의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당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대표가 당 지도부로 선출된 이후 약 넉 달 만이다. 이날 회동은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30분간 차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원래 이 대표는 새해 첫날인 1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해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됐다. 단순한 신년 인사 차원의 만남으로 보였던 이번 회동은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속에서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서 대표적인 친문계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명계를 겨냥해 "일극 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당내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친명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박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당의 단결과 통합을 지켜가는 것"이라며 당내 화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에서는 김 전 지사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당의 기반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속에서도 당 지도부가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문 전 대통령은 "당내에 이 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그런 인사들도 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당이 크고 스펙트럼이 넓어 어려운 점이 많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이 '포용'을 강조한 것은 최근 당내 분열이 심화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당의 내부 균열이 커지는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이를 봉합하기 위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는 당내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중도층 공략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우리가 제시한 안을 고집할 생각이 없다"며 "정부가 추경을 신속히 결정하면 논의하고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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