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폭발 보조배터리의 주인에게 책임 못 묻는 이유

2025-01-3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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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한결 같이 이렇게 대답했다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내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에 앞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전원 탈출했다. / 뉴스1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내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에 앞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전원 탈출했다. / 뉴스1
28일 오후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 승객이 휴대한 보조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항공기 내에서의 전자기기 관리와 관련된 안전 규정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하지만 화재 원인이 승객의 짐에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이를 가져온 승객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고 당시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후방 좌측 선반 근처에 앉았던 한 탑승객은 선반에 놓인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30대 부부 탑승객은 "승무원이 '고객님 안에 뭐 넣으셨어요?'라고 물었는데 그 직후 연기가 급속히 퍼졌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승무원 역시 오버헤드 빈(선반 보관함)에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증언들로 미뤄볼 때, 화재 원인이 승객이 휴대한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수사 관계자들은 화재 원인이 승객의 짐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이를 가져온 승객을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경정급 경찰관은 연합뉴스에 "기내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 아니라면, 승객이 규정에 따라 휴대한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승객을 처벌할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의 한 수사관도 "기내 전력 설비 등 항공사 측의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승객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반입한 물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실질적으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행 항공 위험물 운송기준에 따르면, 리튬 함량 2g 이하인 보조배터리는 용량 100Wh 이하일 경우 1인당 5개까지 기내로 반입할 수 있다. 또한 노트북, 태블릿 PC, 전자담배 등 전자기기도 기내 휴대가 허용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승객이 기내로 반입한 전자기기를 직접 관리해야 하며, 선반 등에 보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기내 휴대의 의미는 승객이 직접 물건을 손으로 들고 관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며 "오버헤드 빈에 넣는 것은 기내 휴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승객들이 전자기기를 선반에 보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경찰청은 30일 김해공항에서 진행된 관계기관의 정밀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한 수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감식 결과에 따라 화재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면, 향후 항공사와 승객 간의 책임 소재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 화재 사고는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비상 탈출에 성공했지만, 화재로 인한 충격과 공포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내에서의 전자기기 사용 및 보관에 대한 규정을 더욱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항공사 측은 향후 보조배터리와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 및 사용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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