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래 최대…미국 추락 여객기에 한국계 10대 남녀 피겨 유망주 2명 탑승 확인
2025-01-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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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한·스펜서 레인 모친과 함께 탑승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군용 헬기와 충돌한 뒤 추락한 사고 여객기에 한국계 10대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선수 두 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의 재미 영사 업무 담당자는 지난 30일 연합뉴스에 사고기에 타고 있던 10대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지나 한(Jinna Han)의 소속 클럽과 현지 한인 사회에 확인한 결과 그가 한국계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나 한이 미국 피겨 선수권 대회와 연계된 미국의 전국 스케이팅 유망주 훈련 캠프를 다녀오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미뤄 그의 국적은 미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이날 로드아일랜드주 지역 언론 WPRI-TV에 따르면 사고기에 탑승한 10대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 또한 어릴 적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미국인으로 확인됐다. 스펜서 레인의 부친인 더글라스 레인은 슬하의 두 형제를 한국에서 입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 16세로 고등학생 피겨 선수인 스펜서 레인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열린 미국 선수권 대회와 피겨 스케이팅 국가 개발 캠프에 참가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고기에 탑승한 뒤 변을 당했다.
CBS 뉴스에 따르면 지나 한이 소속된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의 더그 제그히베 최고경영자(CEO)는 지나 한과 10대 남자 선수 스펜서 레인이 두 선수의 모친들과 함께 사고기에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사고기에는 약 20명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 코치 등이 탑승해 있었다. 이는 전체 탑승객(승무원 포함 64명)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AP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뒤로 인명 피해가 가장 큰 항공기 사고다.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 항공의 여객기는 지난 29일 오후 8시 53분께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던 중 상공에서 비행 훈련 중이던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와 충돌했다. 이후 두 항공기는 근처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여객기는 동체가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으며 주변에서는 헬기 잔해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전 교신에 따르면 헬기가 여객기를 피하라는 관제사 지시 30초 만에 충돌이 발생했다. 사고 직전 로널드 레이건 공항 관제탑은 군 헬기를 향해 "여객기가 보이냐"라며 "뒤로 지나가라"라고 요청했으나 충돌을 막지는 못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헬기는 (여객기를 피하기 위해) 수백만 가지의 다른 기동을 할 수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냥 그대로 갔다"라며 "그들(헬기와 여객기)은 같은 고도에 있어서는 안 됐다"라고 지적했다.
구조 인력 300여 명이 시신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여객기 승객과 승무원 64명과 헬기에 탄 군인 3명 등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슬프게도 생존자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