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배우들 다 눈물…30대 인기배우 유작된 영화, 대작들 사이에서 2만 관객 돌파
2025-01-30 18:10
add remove print link
지난해 11월, 39세 나이로 세상 떠난 배우
누적 관객 2만 2238명을 동원하며 대작들 사이에서 조용히 흥행
지난해 11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송재림의 마지막 작품 '폭락'이 어려운 독립영화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폭락'은 29일 기준 누적 관객 2만 2238명을 동원하며 대작들 사이에서 조용히 흥행 중이다. 누적 매출액은 1억 9461만 9020원을 기록했다.
'폭락'은 50조 원대 피해 규모를 기록한 가상화폐 '루나' 사태를 모티브로 한 범죄드라마다. 28만 명이 넘는 국내 피해자를 낸 이 사건을 현해리 감독이 재해석했다. 사회고발 시사교양 PD 출신인 현 감독은 루나 코인 실제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는 "사기를 친 사람, 믿은 사람, 그리고 이를 투과해 주지 못한 시스템 중 무엇이 문제인지를 묻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송재림은 극중 천재 사업가 양도현 역을 맡아 'MOMMY'라는 가상화폐를 개발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청년·여성·장애 가산점 등을 악용해 청년 창업 지원금을 부정 수급하고 고의 부도와 폐업을 전전하다가,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 겸 기자간담회에서는 현해리 감독과 배우 안우연, 민성욱, 소희정, 차정원이 참석해 고인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쏟았다. 현해리 감독은 "코인이나 주식에 대해 정말 해박했다. 준비를 많이 해와서 대화도 즐겁게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디어도 많이 내줬다"며 "가슴 따뜻하고 배려심도 많고 최강 개그 캐릭터다. 보고 싶고 아쉽다. 이 자리에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송재림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안우연은 "'폭락'을 같이 하면서 배려심도 깊고 장난기 많은 순수한 소년 같다고 느꼈다"며 "형과 제가 굉장히 친해졌다. 촬영한다고 해서 배우들과 진심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쉽지 않은데, 형과 꽤 가까워졌던 거 같다. 촬영 끝나고 자주 놀러가서 술도 마셨고, '같이 사업하자'고 하면 '형 좋죠'라고 대답도 했었다"고 추억했다.
같은 소속사 출신인 차정원은 "송재림과는 촬영 전부터 아는 사이, 한 식구였다. 오빠가 정말 재밌고 회계적으로도 다 알고 있는, 척척박사였다"며 "같이 이 영화를 봤으면 '정말 오빠가 좋아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빠도 같이 본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봤고, 많이 보고 싶다는 말 하고 싶다"며 눈물을 닦았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독립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송재림 배우의 또 다른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송재림 배우의 재평가가 시급한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제 더 이상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쉽다", "송재림 배우가 이제 저희 곁에 없다는 게 유독 마음에 남는다", "송재림 배우의 볼 수 없었던 모습도 너무 좋았는데 유작이라니 슬프다", "송재림 배우 아쉽다. 살아있었으면 좋았을텐데...영화 너무 잘봤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많다.
한편 '폭락'의 연출자 현해리 감독은 데뷔작 '계약직만 9번 한 여자'로 칸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향년 39세로 세상을 떠난 고(故) 송재림의 유작 '폭락'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