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코인) 투자자들 “정보 부족 및 시장 주체 불신에도 계속 매매 중” (심층 면담)

2025-01-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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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소비자학과 최현자 교수팀 연구 논문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정보 부족과 시장 주체에 대한 불신 속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slysun-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slysun-shutterstock.com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는 단순한 투기나 일확천금의 수단이 아니라, 금융 공부나 노후 대비 등 다양한 이유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정보의 비대칭성과 시장의 불투명성이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최현자 교수팀은 암호화폐 투자자 28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진행한 연구 논문을 '소비자학연구'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시중에 유통되는 정보조차 신뢰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특히 사기를 목적으로 한 허위 정보가 많아, 투자자들은 백서와 같은 공식 문서보다 주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투자자들이 "정보를 추천하는 주체가 나를 속일 가능성이 있는가"를 항상 자문하며,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해당 정보를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탈중앙화를 내세우며 전통적인 감독 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과거 시세 조작이나 부실 백서 등으로 인한 사고가 잦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이유는 다양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여윳돈으로 집안에 도움이 되고 싶다", "노후 대비의 수단으로 삼고 싶다", "부자 옆에 서서 기회를 잡고 싶다", "돈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는 암호화폐가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니라, 개인적인 목표나 재정적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 방식에서는 위험 분산보다는 특정 코인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강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암호화폐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정보 비대칭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오를 것 같은 코인"에 집중 투자한 후 손실을 겪으면 "예방주사", "초연함을 배우는 계기", "성장통" 등으로 받아들이며 시장에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암호화폐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접근을 배제하기보다는,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암호화폐가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유용한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서 운영되는 활성 계좌는 약 770만 개에 달했으며, 평균 보유액은 893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암호화폐가 단순한 소액 투자 대상이 아니라 주요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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