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 명절 준비 현장 (+사진)
2025-01-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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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잃은 슬픔 속 새해의 희망을 찾다
진상 규명에 대한 유가족들의 간절한 바람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명절을 준비하고 있다.
28일 유가족들은 서로 위로하고 힘을 보태며 차례상 준비에 나섰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도 새해를 맞이하려고 같이 힘을 내는 모습이다.
유가족 30여 명은 함께 음식을 장만하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날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한 유가족은 "가족 없이 맞이하는 명절이 즐겁지는 않지만, 식사를 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며 "하루 빨리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준비된 음식은 오는 29일에 진행될 합동차례에 사용될 예정이다. 차례가 끝난 후, 유가족들은 떡국을 나누고 어린 아이들에게 새배를 받으며 명절을 보낼 계획이다.
한편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지난 27일 사고 조사 결과를 담은 예비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에는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약 2㎞까지 접근했을 때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사고 이후 항철위가 처음으로 공표한 정식 조사 보고서다.
예비보고서는 사고 조사 당국이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초기 조사 상황 공유 차원에서 사고 발생 30일 이내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및 사고 관련국에 보내도록 규정돼 있다. 항철위는 이를 사고기의 기체 및 엔진 제작국인 미국과 프랑스 외에 사망자가 발생한 태국에 제출했으며, 항철위 홈페이지에도 게재했다.
보고서에서는 사고기의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기록이 한꺼번에 멈췄을 때의 대략적인 운항 위치가 공개됐다. 블랙박스 기록은 사고기가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에 충돌하기 4분 7초 전인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8분 50초부터 남아 있지 않다.
항철위 조사에 따르면 당시 사고기는 원래 착륙하려던 방향인 01활주로의 시작점(활주로 최남단)에서 남쪽으로 약 1.1NM(해리) 떨어진 바다 위를 비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터로 환산하면 약 2037m의 거리다.
착륙이 임박했던 만큼 속도는 161노트(시속 약 298㎞), 고도는 498피트(약 151m)로 낮아진 상태였다. 이때 양쪽 엔진에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가 빨려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항철위 조사 결과 두 엔진 모두에서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항철위는 정확한 조류 충돌 시점이나 충돌한 조류 개체 수, 다른 조류가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철위에 따르면 사고기 조종사는 블랙박스 기록 정지 시점으로부터 6초 뒤에 조류 충돌로 인한 메이데이(비상 선언)를 보내는 동시에 고도를 높이는 복행을 했다. 이후 활주로 왼쪽 상공으로 비행하다가, 오른쪽으로 선회한 뒤 당초 내리려던 활주로 반대 방향인 19활주로에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했다.
조류 충돌이 블랙박스를 비롯한 항공기 장치 기능 이상에 미친 영향과, 복행 및 착륙 활주로 변경의 배경 등은 추후 조사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사고 현장 전경과 흙더미에 묻힌 상태의 양쪽 엔진 등의 사진도 담겼다. 항철위는 면밀한 분석을 위해 엔진을 분해 검사할 계획이다.
이외에, 보고서에 포함된 사고 개요와 항공기 이력 및 조종사 경력 정보, 피해 규모 등은 대부분 그간 항철위 및 국토부의 발표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
항철위는 앞서 지난 25일 사고 유가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보고서에 담길 사고 조사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공유했다.
항철위 관계자는 "예비보고서에 수록된 정보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최종 보고서에는 수정된 내용이 담길 것"이라며 "모든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