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구자철 은퇴했는데...한국 대표팀 출신 레전드 “나도 얼마 안 남았다”

2025-01-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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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 한 시즌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선배 박주영과 절친 구자철이 연이어 은퇴한 가운데, 한국 대표팀 출신 레전드가 마지막 불꽃을 언급했다. 은퇴 시기가 다가온 것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청용이 2019년 3월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헤딩슛으로 득점한뒤 손흥민, 이승우 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스1
이청용이 2019년 3월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헤딩슛으로 득점한뒤 손흥민, 이승우 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스1

정체는 최근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와 재계약을 한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36)이다. 27일 스포탈 코리아에 따르면 이청용은 “이제 나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이청용의 절친인 구자철이 축구화를 벗었다. 지난 14일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 선수로서 마지막을 알렸다. 지난해 말에는 울산의 플레잉코치였던 박주영이 은퇴, 현재 울산의 정식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이청용의 은퇴 시기도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이를 지켜본 그는 매체에 “지난 시즌 박주영 코치님은 은퇴가 결정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운동장에사 좋은 모습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구)자철이는 뭔가 다른 장면으로 은퇴를 했다. 이제 나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의지(현역 생활 지속)만으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이보다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 시즌 한 시즌이 나에게 특별하고 또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울산과 재계약을 맺은 이청용은 울산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동료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 가지 정도 욕심을 내본다면 팀 성적이 나한테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똑같이 열심히 하고도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시즌과 그렇지 않았던 시즌은 마지막에 느끼는 바가 다르다. 팀의 모든 구성원이 웃으면서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인 만큼 좋은 모습으로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울산과 재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기분을 묻는 물음엔 “내가 잘해서 한 것보다 그동안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굉장히 고마웠다. 경기장에서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도 너무 감사했다. 아직 팀에 필요한 선수로 생각해주시는 구단에게도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이청용이 2019년 1월 18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이청용이 2019년 1월 18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블루 드래곤’ 이청용은 이제 서른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뛰어난 기량과 리더십을 선보이며 울산 현대의 정신적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겨울, 울산은 여러 베테랑 선수들과 작별하며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나섰지만, 이청용은 예외였다. 그의 존재감과 리더십이 팀 재정비 과정에서도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0년, 이청용은 11년간 이어온 유럽 생활을 마감하고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로 복귀했다. 복귀 이후 그는 ‘축구 도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안정적이고 노련한 플레이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특히 2022년에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울산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팀을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적었지만, 홍 감독은 논란을 무릅쓰고 그를 K리그 최우수 선수 후보로 올렸고, 결국 이청용은 그해 MVP로 선정됐다. 홍 감독은 그를 가장 신뢰하는 선수 중 하나로 꼽아왔다.

2023년에는 주장직을 후배에게 넘겼지만 여전히 팀의 정신적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며 후배 선수들의 존경과 신뢰를 얻었다. 울산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그 2연패를 달성하는 데에도 이청용의 헌신과 팀 내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올해 초에는 구단의 비전과 관련해 의견 차이를 보이며 거취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그는 팀을 위해 다시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하며 팀의 화합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해 여름, 홍명보 감독이 A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비우고 새롭게 김도훈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이청용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팀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도 그의 가치가 여전히 높게 평가받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라운드에서도 이청용의 활약은 돋보였다. 2023년 11월 1일 강원FC와의 K리그 36라운드 경기에서는 주민규의 우승 확정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러한 활약은 울산이 다시 한 번 K리그 정상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가오는 시즌, 이청용은 울산의 새로운 목표인 리그 4연패와 클럽월드컵 도전을 위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은 그의 경험과 리더십을 통해 경기장 안팎에서 팀의 성과를 극대화하며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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