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여배우 88세 김영옥 "반신불수 손자 돌본다"

2025-01-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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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이 학습지였다는 배우

88세에도 현역인 배우 김영옥이 특별한 비결을 밝혔다.

27일 중앙일보는 김영옥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국내 최고령 현역 여배우다.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김영옥은 “그냥 할 수 있는 대로 움직이는 거지, 무슨 비결이 있나요? 50대 때부터 되도록 하루 6~8시간은 자고 편식 안 하고 무리 안 하려 그러죠. 하지만 우리 일이 밤새고 불규칙할 때도 있잖아요. 근데 늦잠 자고 그렇게 살아도 큰 지장은 없는 것 같아. 그냥, 명이 긴가 봐요"라고 답했다.

김영옥은 한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수상 소감에서 “존엄사가 허용되면 좋겠다. 피폐하게 드러누워 사는 건 삶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시상식에선 “100세 시대니, 그때까지 건강해서 (젊은 후배들도) 열심히 다방면으로 재주를 보여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김영옥 / 뉴스1
김영옥 / 뉴스1

역사의 산 증인이 건넨 뼈 있는 당부였다.그는 1938년 경기도 경성부(현 서울 종로구)에서 태어나 8‧15 해방을 맞았다. 6‧25 전쟁 땐 연세대에 다니던 큰오빠가 인민군에 강제징집 됐고, 작은오빠는 국군으로 참전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4)가 흡사 그의 가족사였다.

김영옥은 “지금 내가 어릴 때 살던 종로 사직동에 돌아와 사는데, 일제강점기 때 방공호 연습하고, 폭탄 파편 맞지 말라고 어머니가 솜 모자를 씌워준 기억이 여태 생생하죠"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 대본이 학습지였다고 했다. 김영옥은 “어떤 역할이건 나를 숨기려 해도 전혀 배제할 순 없어요. 연기하며 남의 인생을 도둑질해보면 얼마나 바르게 살아야 되겠다는 것, 어떻게 살아야겠다 대처법을 배우죠"라고 했다.

지난해 그는 2015년 무면허 음주 차량에 치여 반신불수가 된 손자를 10년째 돌봐왔다고 고백했다. 2년 전엔 그가 샤워 중 미끄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뼈에 금이 가 한 살 많은 남편이 소변까지 받아냈다. “이대로 못 일어나는 거 아닌가” 두렵기도 했다.

김영옥 / 뉴스1
김영옥 / 뉴스1

김영옥은 “두 달 빡세게 고생했죠. 근데 그게 고쳐지고, 회생할 때 희열이 남달라요. 노인이든, 청년이든 그런 얘긴 해주고 싶죠. 뭐든 아픈데 참지 말고 열심히 치료받아라.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평안하게 사느냐가 중요하잖아요"라고 했다.

김영옥은 “삶이 다 좋기만 한 사람은 하나도 없더군요. 잘 살고 못 살고는 차이가 없고 불만은 어디에나 있어요. 사람이니까, 이런 일도 겪는 거고, 그냥 훌훌 털어버리는 걸 내가 잘해요. 잘 늙으려고 노력하는 건 있다"고 말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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