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넘는 폭행 끝에...중국인 불법체류자에게 벌어진 끔찍한 비극

제주서부경찰서는 전 연인을 두 시간 넘게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중국 국적의 3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지난 25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제주시 연동에 있는 원룸에서 전 연인인 B씨(30대 여성)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매체는 이들 모두 체류 기간이 만료된 불법 체류자 신분인 것이라 말했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은 제주시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한 후 B씨가 거주하는 원룸으로 이동했다.

A씨는 술을 마시던 중 B씨와 이성 문제로 다투다가 화를 이기지 못하고 주먹 등으로 B씨를 두 시간 넘게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 이웃들은 당시 밤중에 비명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진술했다.

이후 A씨는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B가 미동도 없었다"고 말하며, 한국어를 할 줄 몰라 직장 동료에게 신고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오후 2시 47분경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는 B씨가 이미 사망한 상태임을 확인한 뒤 경찰에 사건을 인계했다.

출동한 경찰은 B씨의 신체에 다수의 멍 자국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범죄와의 연관성을 의심해 A씨를 상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B씨의 사인은 지주막하 출혈로 추정되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부검 결과로 밝혀질 예정이다.

경찰은 B씨가 지난 23일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를 여러 차례 때렸으며, 자신의 폭행으로 인해 B씨가 숨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당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폭행 강도와 지속 시간, 피해자가 입은 결과를 고려해 A씨가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가졌다고 판단, 혐의를 기존 상해에서 살인으로 변경했다. 지난 24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현재 사건 경위를 추가로 조사 중이다.

자세한 사망 원인과 사건 경과는 부검 및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후에 명확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