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가시험 최종 합격자 5명 중 1명이 외국 의대 출신... 헝가리가 1위

2025-01-2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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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대 본과 4학년생 국시 응시 크게 줄어... 의정 갈등 여파

서울의 한 종합병원 / 뉴스1 자료사진
서울의 한 종합병원 / 뉴스1 자료사진

올해 의사 국가시험(국시)에서 최종 합격자 5명 중 1명이 외국 의과대학 출신으로 드러났다. 의정 갈등의 여파로 국내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의 국시 응시가 크게 줄어든 까닭으로 분석된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2일 발표된 제89회 의사 국시 최종 합격자 269명 중 외국 의대 출신은 52명으로 전체의 19.3%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헝가리 의대 출신이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 러시아, 영국 등 다른 나라 의대 출신은 각 1∼2명 수준이었다. 이는 의사 국시 합격자 중 외국 의대 졸업생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 의대 출신 비중이 커진 이유는 이미 예상됐던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정책에 반발한 국내 의대생들이 대거 휴학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의사 국시 응시 예정자는 국내 의대 본과 4학년생,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를 포함해 약 3200명이었다. 하지만 실제 응시자는 이 중 약 10%에 불과한 320여명에 그쳤다. 이는 본과 4학년생 3000여명이 집단적으로 휴학하며 시험 접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전 회차인 제88회, 87회 의사 국시 합격자는 각각 3045명, 3181명이었다. 당시 외국 의대 출신 합격자는 88회 25명, 87회 32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약 1%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시험에서는 외국 의대 출신 합격자 수가 52명으로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단순히 비율뿐 아니라 합격자 수 자체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편 각 수련병원은 국시 최종 합격자와 지난해 인턴 사직자 등을 대상으로 오는 3월 3일부터 4일까지 상반기 수련 인턴을 모집할 예정이다. 국시 합격자 수가 평소보다 적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도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 까닭에 지원율이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

헝가리 의대를 졸업하면 헝가리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한국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국내 의대 졸업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한국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샛길'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됐다.

이러한 논란들로 인해 헝가리 의대 졸업생들의 한국 의료계 진출에 대한 우려와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헝가리 의대 측에서는 교육 과정과 시설, 교수진 등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며, 졸업생들은 충분한 의학적 지식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공개한 2023년 의학 분야 세계 대학 순위를 보면, 헝가리 제멜바이스 의대의 경우 201~250위 권으로 상위권에 속한다. 서울의대(37위), 연세의대(56위), 성균관의대(94위), 고려의대(130위)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의 어지간한 의대보다 순위가 높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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