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코인) 거세게 비판했던 워런 버핏의 뜻밖의 행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2025-01-2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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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쥐약의 제곱'이라 표현한 워런 버핏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브라질 디지털 뱅킹 기업 누 홀딩스(Nu Holdings)의 지분을 0.4%까지 확대했다. 이는 2022년 4분기 기준 0.1%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누 홀딩스에 대한 초기 투자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을 확대하며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게이프 등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1년 누 홀딩스의 시리즈 G 펀딩 라운드에서 5억 달러를 투자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억 5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총 7억 5000만 달러를 투입했으며, 현재 약 86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보유 지분의 가치는 약 12억 달러에 달한다. 누 홀딩스는 브라질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뱅킹 기업으로, 남미 지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핀테크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번 지분 확대는 워런 버핏의 기존 투자 철학과 상반된 행보로 보인다. 버핏은 과거 암호화폐에 대해 강한 회의적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2018년 그는 비트코인을 '쥐약의 제곱'이라 표현하며 암호화폐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버핏은 암호화폐의 내재 가치를 부정하며 시장의 투기적 성격이 장기적인 투자와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누 홀딩스 지분 확대는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에 대한 간접적인 투자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누 홀딩스는 2022년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누뱅크 크립토(Nubank Crypto)'를 선보이며 가상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플랫폼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폴리곤, 유니스왑, 체인링크 등 주요 암호화폐의 거래를 지원하며, 사용자들에게 암호화폐의 송금, 수신 및 변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누뱅크 크립토의 출범 이후 누 홀딩스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속적인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는 여전히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는 325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주로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누 홀딩스와 같은 디지털 금융 기업에 대한 투자 사례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점진적으로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크고 규제적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금융 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