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국만 먹는다… 세계 어느 나라도 먹지 않는다는 '한국 음식'

2025-01-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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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은 조선 중기부터 기록된 음식
잘게 썬 가래떡은 물질적 풍요를 상징

한국의 명절 음식인 떡국은 설날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떡국 한 그릇은 한 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하얀 가래떡을 고깃국물에 넣고, 고명을 올린 모습은 아름다움과 함께 설날의 분위기를 더한다. 그렇다면 새해에 떡국을 먹는 문화는 한국 고유의 전통일까.

설 명절을 앞둔 2023년 1월 19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방앗간에서 상인들이 가래떡을 뽑고 있다. / 연합뉴스
설 명절을 앞둔 2023년 1월 19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방앗간에서 상인들이 가래떡을 뽑고 있다. / 연합뉴스

가래떡을 썰어서 떡국으로 만들어 먹는 문화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과 중국도 새해에 떡과 비슷한 재료를 이용해 국을 만들어 먹지만 한국에서 먹는 떡국과는 차이가 있다.

떡국의 유래는 조선 중기부터 기록으로 남아 있다. 조선 후기의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 '경도잡지' 등에서 떡국은 새해 차례와 아침 식사에 필수 음식으로 언급된다.

당시 떡국은 '백탕', '병탕'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특히 조선 후기 학자 이덕무는 떡국을 '첨세병'이라 불렀으며,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먹는다'는 속담의 기원도 이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긴 가래떡을 잘라 만드는 떡국은 재료마다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잘게 썬 가래떡은 동전 모양을 닮아 물질적 풍요를 상징한다. 떡국의 흰색과 따뜻한 국물은 음양 사상에서 양을 상징하고, 겨울의 음기를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된다.

◈ 지역별 떡국의 형태

떡국은 지역별로 재료와 조리 방식이 다르다. 조선시대에는 꿩고기가 떡국 국물의 주요 재료였으나, 이를 구하기 어려운 서민들은 닭고기를 사용했다. 이에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도 생겨났다. 오늘날에는 쇠고기로 국물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멸치, 닭, 사골 등 다양한 육수 재료가 사용된다.

떡국 자료 사진. / sungsu han-shutterstock.com
떡국 자료 사진. / sungsu han-shutterstock.com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떡만둣국이 인기를 끌었고, 충청도는 생떡국이나 미역을 넣은 떡국을 즐겼다. 전라도는 닭으로 담근 장을 풀어 떡국을 만들었고, 경상도는 굴이나 구운 떡을 활용한 떡국을 선호했다.

제주도는 떡국 대신 메밀로 만든 칼국수를 대접하는 문화도 있었다. 북한은 개성의 조랭이떡국이 대표적이다. 평안도와 함경도에서는 만둣국을 먹는 문화가 발달했다. 이는 벼농사가 어려운 지역에서 떡 대신 만두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 세계 각국의 신년 음식과 한국 떡국의 차이

떡국은 한국에서 유일무이한 명절 음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새해를 기념하는 음식이 있다. 일본은 '오조니'라는 국에 모찌를 넣어 먹고, 중국에서는 춘절에 지역에 따라 만두나 탕위안을 먹는다. 이러한 음식들은 장수와 풍요를 기원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가래떡을 썰어 만든 떡국과는 차이가 크다.

미국 남부에서는 '호핑 존'이라는 요리를 먹는다. 콩, 채소, 쌀 등을 볶아 만든 이 음식은 새해의 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부터 연초까지 먹는 음식들이 있다. 영국은 '민스파이', 프랑스는 '갈레트 데 루아', 그리스는 '바실로피타'를 통해 새해 행운을 기원한다. 스페인은 종소리에 맞춰 포도 12알을 먹는 풍습으로 새해를 맞는다.

떡국은 세계 각국의 신년 음식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떡국은 긴 가래떡을 잘라내는 과정부터 나이를 더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는 다른 문화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전통이다.

가래떡 자료 사진. / jgdanwoo-shutterstock.com
가래떡 자료 사진. / jgdanwoo-shutterstock.com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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