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간식만 먹다가 시력 잃어버린 8세 소년…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이라고?

2025-01-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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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건강을 위해서는 비타민A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말레이시아 출신의 한 8세 소년이 극단적인 편식 끝에 비타민A 결핍으로 인해 시력을 잃은 사례가 공개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치킨 너겟. / banu sevim-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치킨 너겟. / banu sevim-shutterstock.com

지난 22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 선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거주 중인 이 소년은 어릴 때부터 치킨 너겟, 소시지, 쿠키 외에는 어떤 음식도 입에 대지 않았다.

소년은 2학년 때 학교에서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었고,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한 결과 심각한 '비타민A 결핍증' 진단을 받았다.

이 소년은 비타민 부족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는 시신경병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이 질환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시신경 위축으로 이어져 시력을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해당 사례를 매체에 공유한 말레이시아 의사 에르나 나디아 박사는 "부모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여야 한다"며 "부모들은 아이들의 눈을 주시하고 안구 건조증, 눈 흰자위에 회색 반점, 눈물 같은 증상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권장했다.

극단적인 편식으로 인해 시력을 잃은 아동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영국에서 자폐증을 앓는 아동이 비슷한 이유로 실명한 사례가 있었다.

해당 아동은 샌드위치와 감자튀김,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섭식 장애(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 증상을 보였고, 결국 비타민A 결핍증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자폐증과 ADHD를 가지고 있던 한 미국 아동이 햄버거, 감자튀김, 랜치드레싱, 글레이즈드 도넛, 주스만 먹다가 영양소 결핍으로 시신경병증 진단을 받은 사례가 알려진 바 있다.

해당 아동은 치료 후 영양 수치를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었지만, 이미 시신경 위축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 시력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이처럼 섭식 장애의 일종인 '회피적·제한적 음식섭취장애(ARFID, 극도로 제한된 음식만 섭취하는 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성장 부진과 영양 부족에 시달린다.

ARFID를 앓는 아동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이들은 비타민A와 미네랄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ARFID는​ 인지행동치료로 치료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가 느끼는 두려움의 원인을 파악하고 환자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심리치료다.

환자는 반복된 치료와 연습을 통해 자기 행동이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불안감과 음식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필요하면 항우울제 등을 복용하기도 한다.

ARFID는 환자마다 증상이 달라 완치까지 걸리는 시간도 제각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식습관을 고치면서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면 불안감도 일부 완화된다고 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눈. / wedmoments.stock-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눈. / wedmoments.stock-shutterstock.com

비타민A는 항산화제로 작용하며, 망막의 단백질인 로돕신을 생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로돕신은 빛을 감지해 어두운 환경에서 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A는 눈꺼풀과 결막의 상피세포를 유지하고 눈의 수분을 보존하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눈 건강을 위해서는 비타민A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달걀노른자, 유제품, 시금치, 단호박 같은 녹황색 채소가 좋은 예다.

영양제나 비타민A 주사로도 결핍을 보충할 수 있지만, 과도한 섭취는 두통, 메스꺼움, 피부 건조, 간 손상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비타민A의 권장 일일 섭취량은 남성 900mcg(마이크로그램), 여성 700mcg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은 비타민A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임산부의 경우는 770mcg, 수유 중인 여성은 1300mcg가 권장된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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