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과는 관계없다…"근육에 지방 끼면 심장질환 위험 높아"
2025-01-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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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심장질환 위험 평가 기준이었던 BMI나 허리둘레는 부족해
근육에 지방이 많이 축적되면 체중과 관계없이 심장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 심장질환 위험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 체질량지수(BMI)나 허리둘레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하버드대 의대 심장스트레스연구소의 비비안 타케티 교수팀은 유럽심장학회(ESC)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근육 사이에 지방이 끼어 있는 상태를 '근육간 지방'이라고 한다. 이는 신체 대부분의 근육에서 발견될 수 있으며,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비만한 사람들은 피하지방뿐 아니라 근육 속에도 지방이 쌓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는 근육간 지방이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팀은 브리검여성병원에서 흉통이나 호흡 곤란을 겪은 평균 63세 성인 66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CT(컴퓨터단층촬영)와 PET 등을 통해 참가자들의 심장 기능을 관찰했다.
이후 참가자들의 체성분을 분석하고, 몸통 부분의 지방과 근육의 위치 및 양을 측정해 근육간 지방과 전체 근육 및 지방 비율을 계산했다. 이들은 참가자들을 6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근육에 지방이 많이 쌓인 사람일수록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심장질환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 위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와 상관없이 근육간 지방 비율이 1% 증가할 때마다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이상 위험은 2%, 심각한 심장질환 발생 위험은 7% 증가했다.
특히 근육간 지방 수치가 높고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이상 징후가 발견된 사람들은 심장마비 및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았다. 근육에 저장된 지방은 염증과 포도당 대사에 변화를 일으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근육 사이에 저장된 지방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과 심장 근육 자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하 지방은 심장질환과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 저자 비비안 타케티 교수는 "이 연구는 체질량지수나 허리둘레 같은 측정법이 심장병 위험을 예측하는 기준으로는 부족하다는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