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림 단골 재료지만…조선시대엔 귀중한 약재였는데 지금은 천대받는 뿌리채소

2025-01-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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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 흡연자에게도 좋은 약용 음식

조선시대 귀중한 약재로 쓰였을 정도로 효능이 뛰어나지만 현대에서는 조림이나 밑반찬 정도로 천대받는 식재료 연근, 1월이 제철인 뿌리채소를 100%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샤진, 연근 단면 / HUIZENG-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샤진, 연근 단면 / HUIZENG-shutterstock.com

아삭한 식감에 달달하고 따뜻한 성질을 지닌 연근은 1월이 제철인 뿌리채소다.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며 식물성 섬유가 풍부하다.

연근은 여러 출혈을 멈추는 약용 음식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에는 옛날 송나라 고관이 연뿌리 껍질을 벗기다가 실수로 양의 피를 받아놓은 그릇에 떨어뜨렸는데 그 피가 엉기지 않음을 보고 연뿌리가 뭉친 피를 흩뜨리는 성질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적혀 있다.

실제 연근은 열독을 풀고 어혈을 삭히며 토혈을 멎게 한다. 다만 혈액을 묽게 하는 성질이 있어 항응고제를 먹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연근은 생으로 먹으면 토하거나 설사한 뒤의 갈증을 멎게 하고 쪄서 먹으면 오장을 잘 보하며 간, 대장, 소장, 방광 등이 속한 하초를 든든하게 해 다이어트에도 좋다.

한의학에서는 체내 영양분이 사라질 때 몸속 음혈(陰血)이 고갈됐다고 한다. 음혈은 혈액, 호르몬 등 우리 몸의 영양물질을 담은 물이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과로할 때 음혈은 더 빨리 고갈된다. 음혈이 부족하면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이럴 때 음혈을 보충하기 좋은 음식이 바로 연근이다.

연꽃,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attakorn Uttarasak-shutterstock.com
연꽃,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attakorn Uttarasak-shutterstock.com

◆ 연근의 효능

진흙 속에서 자라는 연근은 미네랄이 가득한 물을 먹고 자란다. 연근 100g당 철분 함량은 0.8mg으로 같은 무게의 당근(0.28mg), 무(0.16mg), 감자(0.4mg)가 가진 철분 함량보다 훨씬 높다. 철분은 그냥 먹으면 흡수가 잘 안되고 유기산 음식과 함께 먹어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연근에는 철분 흡수를 돕는 유기산 비타민 C도 풍부해 천연 철분제라고 불린다.

연근을 자르면 단면에서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나온다. 점액질이 많은 음식은 음혈을 보충하는 식치 효능이 탁월하다. 특히 연근의 점액질 안에는 위장에 좋은 뮤신이란 성분이 있다. 뮤신은 위벽을 보호하고 위 기능을 촉진한다. 그래서 ▲위궤양 ▲위염 ▲장염 등 위장 질환 예방에 좋은 데다가 과음 후 속을 달래는 데도 탁월하다. 음주 후엔 생으로 먹거나 음료처럼 갈아 마시는 게 좋다.

애주가뿐만 아니라 흡연자에게도 좋다. 니코틴을 해독하는 타닌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에 따르면 연근 100g엔 비타민C가 약 55mg 들어 있다. 성인의 비타민C 하루 권장량(100mg)의 절반 이상을 채우는 수준이다.

식이섬유도 많아 장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콜레스테롤 배출에 도움이 된다. 진정 효과가 있어 불안감을 줄이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서 노이로제나 불면증에도 좋다.

◆ 연근 고르는 법

신선한 연근을 고를 때는 마디 사이에 상처가 없이 매끈하고 통통하며 뽀얀 백색을 띠고 구멍의 크기가 고른 것이 좋다. 무게는 400g 이상 나가는 게 좋은데 무게를 가늠하기 어렵다면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연근 두께가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섬유질이 억세 먹을 때 질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껍질을 벗긴 것은 표백한 제품일 수도 있어 가능한 흙이 묻어 있는 것이 좋다.

연근으로 만든 김치 / Nanna_Kirkegaard-shutterstock.com
연근으로 만든 김치 / Nanna_Kirkegaard-shutterstock.com

◆ 먹는 방법

연근은 생으로 먹거나 음료처럼 갈아 마시는 게 좋다. 피클이나 장아찌 등을 담가 익히지 않고 먹는 방법도 있다. 피클로 만들 거면 치자를 더해 연근의 효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 치자는 한의학에서 심장의 화를 끄는 약재다. 연근이 음혈을 보충하고 치자가 음혈이 고갈되는 원인을 해결하므로 연근과 치자는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다만 치자는 차가운 성질의 음식이라 평소 위장이 차거나 설사를 자주 한다면 과잉 섭취는 금물이다.

다만 우리가 흔히 아는 조림으로 먹는 건 오히려 몸에 안 좋다. 단백질이 든 음식을 조리면 단백질과 당이 반응하면서 당 독소라는 변성단백질이 생긴다. 이는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하는 독소다.

◆ 보관 방법

먹고 남은 생 연근은 껍질을 벗기거나 씻지 말고 흙이 묻은 그대로 종이나 비닐에 싸서 냉장고에 넣으면 된다. 연근 껍질을 벗기면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로 인해 색이 변하기 때문이다.

이미 껍질을 벗겼다면 썰어서 식초 물에 담그거나 랩으로 표면을 단단히 감싸 냉장 보관해야 한다. 0~5도에선 최대 3일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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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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