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한국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깊이 직면하고 글을 쓴다"

2025-01-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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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용히 글을 쓰는 생활로 돌아가려 애쓰고 있다"

작가 한강이 요즘 한국 사회에 대한 단상을 전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는 '조국의 악몽과 자신의 악몽을 파헤친 노벨상 수상자'라는 제목으로 한강 작가 인터뷰를 보도했다.

한강 작가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미국판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출판하고 악몽에 시달렸다"라며 "눈 덮인 언덕 위에 수천 개의 무시무시한 어두운 나무줄기가 서 있고, 바다가 그를 잠식해오는 악몽을 꿨다. 이 이미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던 중 제주도에 가게 됐다"고 했다.

한강 작가 / 뉴스1
한강 작가 / 뉴스1

한 작가는 "스물여섯 살에 첫 소설을 쓰려고 제주에 바다가 내다보이는 소박한 방을 한 칸 빌렸다가 '작별하지 않는다'의 실마리가 되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래층에 살던 집주인 할머니가 어느 날 마을 중앙에 있는 팽나무 근처의 담을 가리키며, '그해 겨울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은 곳이 바로 여기'라고 담담하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열병 같은 꿈을 이해하려고 애쓰다 보니 젊은 날의 그 기억이 나게 됐고, 그 꿈이 시간과 기억에 관한 것임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한 작가는 "한국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깊이 직면하고 글을 쓰면서 곳곳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행위들을 겪은 피해자들의 경험,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자신이 깊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 / 뉴스1
한강 작가 / 뉴스1

한 작가는 “그것은 고통이고 피지만, 그것은 죽어 남겨지는 부분과 살아있는 부분을 연결하는 삶의 흐름”이라며 "죽은 기억과 살아있는 현재를 연결하여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은 한국의 역사만이 아닌 모든 인류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한 작가는 "요즘 조용히 글을 쓰는 생활로 돌아가려 애쓰고 있다. 자유롭게 다니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찰하고, 어느 정도의 익명성 속에서 부담 없이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것, 그것이 작가에겐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한강 작가 / 뉴스1
한강 작가 / 뉴스1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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