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지로 사랑받던 섬, 쓰레기 더미에 몸살
2025-01-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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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 지난해 관광객 11% 증가
관광객 배출 쓰레기 양, 주민 배출의 3배
세계적인 휴양지이자 신혼여행지로 사랑받아 온 인도네시아 발리가 관광객 급증으로 인해 심각한 쓰레기 문제를 겪고 있다. 천국의 섬이라 불리던 발리의 아름다운 해변은 현재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지 언론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발리를 찾은 관광객은 총 1496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급감했던 관광객 수는 점차 회복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와 함께 발리 남부 지역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발리에서 매년 발생하는 쓰레기는 약 160만 톤으로, 이 중 약 30만 톤이 플라스틱이다. 관광객들이 배출하는 쓰레기 양은 주민이 배출하는 양의 3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렇게 나온 쓰레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수로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이다.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약 3만 3000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달 초, 남부 케동가난 해변은 파도가 밀어낸 쓰레기들로 뒤덮이며 충격을 줬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케동가난 해변에는 인근 호텔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600여 명이 투입됐으며, 일주일 동안 수거된 쓰레기만 25톤에 달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15만 루피아(약 1만 3200원)의 관광세를 부과했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사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1년에도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바다로 흘러드는 쓰레기 양을 5년 내 3분의 2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지만,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해에는 쿠타 해변에서 쓰레기 더미 사이에 갇혀 죽은 바다거북이 발견돼 큰 안타까움을 샀다.
발리주 정부는 현재 주요 관광지에 대해 2년간 신규 호텔과 리조트, 나이트클럽 등의 건설 허가를 내주지 말 것을 인도네시아 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발리 북부를 개발해 제2의 싱가포르로 만들겠다며 새 공항을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남부 지역의 관광객을 분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발리의 아름다움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