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을 얼마나 존경했으면... 로버트 패틴슨이 한국 기자들 앞에서 한 말
2025-01-2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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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수준의 감독, 전 세계에서 4~5명 뿐”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이 봉준호 감독을 전 세계에서 4~5명밖에 안 되는 거장으로 추켜세웠다.
영화 '미키 17'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로버트 패틴슨은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미키 17' 풋티지 상영 이후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봉 감독과 함께한 경험에 대해 "전 세계에서 지금 봉 감독님과 같은 수준의 감독은 4, 5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거장임을 재확인하는 발언이었다.
그는 "모든 배우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라면서 "그의 영화는 말이 되면서도 굉장히 개인적인 감정선을 건드린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봉 감독의 대표작인 '살인의 추억'을 오랜만에 다시 봤다고 말하며 "영화에서의 퍼포먼스를 보면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이며, 심각한 상황을 다루면서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봉 감독님이 나를 생각했다고 했을 때, 바로 손을 들었다"고 덧붙이며 이번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취재진이 봉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무엇인지 묻자 로버트 패틴슨은 "'미키 17'이 가장 좋다"고 대답하며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이민을 준비 중이라는 해외 매체의 보도에 대해 "맞는다. 아파트를 찾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더니 "나도 그 이야기는 들었지만 한 번도 한국에 와본 적은 없다.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정말 좋아 보인다. 24시간도 안 됐는데 한국 영화 산업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한국 감독님의 영화와 훌륭한 배우들을 보며 자라왔다"고 전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많은 팬이 공항을 찾아와 반긴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정말 놀랐다. 공항에 팬들이 나와 있을 줄 몰랐다. 정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팬들의 사인 요청에 친절하게 응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SF다. 외계 행성이 나오고 큰 우주선도 나오고 미키가 우주선에 대롱대롱 매달린 장면도 있다, 그런 것들을 처음 찍어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영화엔 25년 감독 경력 중 처음으로 사랑 이야기가 등장한다"며 미키와 나샤의 러브스토리가 영화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정재일 씨가 만든 사람의 테마 음악이 영화에 들어갔고, 멜로 영화라 부르기엔 조금 부끄럽지만 사랑의 장면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키 17'은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복제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남으며 벌어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해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한다.
로버트 패틴슨에게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데뷔해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세드릭 디고리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린 그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코스모폴리스', '테넷', '더 배트맨'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미키 17'은 다음달 28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