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서울구치소 접견 금지” 조치에 윤석열 대통령 측 폭발

윤 대통령 변호를 맡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사관의 일문일답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음에도 공수처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목적 외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대통령에 대해 변호인 외에는 가족이나 외부인 접견도 당분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전날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에 대해 변호인을 제외한 외부인의 접견을 제한하는 '접견 금지 결정서'를 발송하며 조치를 실행에 옮겼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증거 인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접견 금지 조치는 통지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이로 인해 부인 김건희 여사를 포함한 가족과 외부 인사들은 윤 대통령을 만날 수 없게 됐다. 이번 접견 금지 조치는 윤 대통령이 기소되기 전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 가족이나 현재 수사 대상이 아닌 외부 인사들은 증거 인멸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나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수처가 향후 윤 대통령 측에서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치를 취한 것이란 말이 나온다. 구속적부심에서는 석방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증거 인멸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국회의 일방적인 탄핵소추로 인해 권한이 정지돼 있지만,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복직 가능성이 열려 있는 현직 대통령"이라며 "복직을 대비했을 때 권한 정지 기간 동안의 행동이나 정보 접근을 과도하게 억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로 권한이 정지됐을 당시에도 청와대에서 최소한의 보고를 받거나 필요한 인사들과 접촉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공수처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공수처의 피의자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의 공수처 출석은 어렵다"고 전하며 불응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전날 오후 2시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출석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는 직접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윤갑근 변호사는 "헌재 심판은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21일 오후 2시 제3차 변론기일을, 23일 오후 2시 제4차 변론기일을 각각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