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고 무시...서부지법서 헌재로 간 윤 대통령 지지자들 '미신고 집회'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지난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에서 시위를 벌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후엔 헌법재판소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후 4시께 종로구 헌재 인근에 도착한 이들은 재동초등학교,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와 4번 출구 등에서 세 무리로 나뉘어 미신고 집회를 열었다.

출동한 경찰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미신고 집회를 하고 있어 집시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자진 해산을 권고했지만 이를 무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헌재가 내려다보이는 재동초 앞 집회는 9시까지 계속됐고, 밤 10시 30분이 넘어가는 시각 안국역 2번 출구 앞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 약 20명이 모여 집회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즉시 석방", "부정선거 검증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이날 새벽 윤 대통령의 구속에 반발해 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부리다가 체포된 이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헌재 주변에 설치된 차벽에 피켓을 붙이며 '공정한 재판'을 요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부지법과 달리 헌재 인근 집회에선 대규모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오후 3시 30분께 한 남성이 담을 넘어 헌재에 침입했다가 경찰에 붙잡혔고, 오후 4시 50분께는 쇠 지렛대를 소지하고 있던 남성이 흉기 은닉 휴대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47일 만이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나흘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지난달 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