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사랑하며 수백 명 인명 구한 산악인 유창서 씨 별세…향년 87세

2025-01-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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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속초 자택에서 세상 떠나

유창서 씨 생전 모습과 설악산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유창서 씨 생전 모습과 설악산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산악인 유창서 씨가 별세했다. 향년 87세. '털보 산장지기'로 불린 고인은 생전에 설악산을 누구보다 사랑했고 이곳에서 수백 명의 인명을 구하며 산과 함께 살아왔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창서 씨가 지난 16일 오후 5시쯤 강원도 속초에 있는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속초의료원 3층 특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8일 오전 6시, 장지는 천주교성모동산이다.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4년 배재중에 다닐 때 암벽 등반에 입문했으며 동국대에 들어가 이 대학 산악부의 초기 멤버로 활약했다.

1969년 2월 한국산악회의 '설악산 죽음의 계곡 10동지 조난사고' 수습에 나선 걸 계기로 같은 해 가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1971년 1월부터 2009년까지 약 38년간 설악산 화채능선 끝 쪽에 권금성산장을 운영했다.

고인은 1976년 대한적십자사 설악산 산악구조대를 창설해 초대 대장이 됐고 수많은 인명을 구조했다. 1983년 2월 당시 기사에 따르면 이때까지 구조한 사람만 440여 명에 이르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03년 설악산 화채능선을 법정 탐방로에서 제외하면서 산장 철거를 통보하자 고인은 2008년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009년 산장 문을 닫고 속초에서 살았다. 권금성산장 현판 등 소장품은 국립산악박물관에 기증했으며 산장을 찾은 이들이 남겨놓은 메모의 사연을 묶어 책을 펴내기도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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