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78세…영화계 거장이 세상을 떠났다

2025-01-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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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가 우리 곁에 없다는 것은 세상에 큰 구멍이 난 것과 같다”

미국 영화계 전설이자 컬트 영화 대부로 불리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데이빗 린치. / 데이빗 린치 페이스북
데이빗 린치. / 데이빗 린치 페이스북

유족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린치 공식 계정을 통해 "우리 가족은 깊은 슬픔과 함께 데이비드 린치의 별세 소식을 전한다"며 부고를 알렸다. 이어 "이제 린치가 우리 곁에 없다는 것은 세상에 큰 구멍이 난 것과 같다. 하지만 그가 항상 말하던 대로, '도넛의 구멍이 아닌 도넛을 보라'는 그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린치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만성 폐질환인 폐기종을 진단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오랜 흡연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당시 그는 "폐질환으로 인해 집 밖으로 나가기조차 어렵다"고 고백하며 감독 활동을 이어가기 힘든 상태임을 전했다.

데이비드 린치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감독으로, 일반적인 영화 문법을 벗어난 독창적인 연출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1946년생인 그는 1966년 단편 영화로 데뷔한 후, 1970년 미국영화연구소(AFI) 산하 영화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을 공부했다. 이후 1977년 첫 장편 영화 '이레이저 헤드(Eraserhead)'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작품은 초기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심야 영화로 장기 상영되며 컬트적 인기를 얻었다.

영화감독 데이빗 린치.   / 데이빗 린치 페이스북
영화감독 데이빗 린치. / 데이빗 린치 페이스북

1980년 두 번째 장편 영화 '엘리펀트 맨(Elephant Man)'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이후 '블루 벨벳(Blue Velvet)' '광란의 사랑(Wild At Heart)' 등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영화계에서 입지를 굳혔다.

린치는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1990년대 방영된 드라마 '트윈 픽스(Twin Peaks)'는 당시 독특한 스토리와 연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골든글로브 TV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이후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2001년에는 나오미 왓츠와 로라 해링이 출연한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그의 예술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작품은 BBC가 선정한 '21세기 위대한 영화' 1위, '사이트 앤 사운드' 역대 최고의 영화 8위에 선정되며 그의 이름을 역사에 깊이 새겼다.

데이빗 린치 생전 모습. / 데이빗 린치 페이스북
데이빗 린치 생전 모습. / 데이빗 린치 페이스북

린치의 작품 세계는 일반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기괴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냈다. 그는 SF 소설 '듄(Dune)'을 영화화하는 등 다양한 장르를 탐구했으며, '로스트 하이웨이(Lost Highway)'와 같은 작품들로 그의 독창성을 이어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에는 오스카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린치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독특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며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작품 속 메시지와 혁신적인 연출은 지금까지도 많은 감독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영화계는 그의 별세로 큰 별을 잃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세상의 구멍 대신 도넛의 완전함을 보며 그의 유산은 영원히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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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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