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최고의 궁합…멸치랑 비슷한데 몸값은 10배 비싼 제주 향토음식 재료
2025-01-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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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비양도 연안서 주로 잡히는 봄 제철 생선
제주 비양도 특산품이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별미로 통하는 생선이 있다. 비양도 해역에서 주로 잡히는 손가락 크기의 멸치, 바로 꽃멸치다. 표준어로는 샛줄멸로 불린다.
여름이면 비양도 앞바다에서 꽃멸치가 뛰어논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비양도 해역에서는 꽃멸치가 흔하다. 제주 사람들은 '꽃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0cm 길이의 몸통에 은백색 가로띠가 있어 공식 이름은 샛줄멸이다. 따뜻한 물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연안에 주로 산다. 제주에서는 비양도 주변이 가장 큰 어장인 이유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몸통 옆에 코발트 빛 측선이 있기 때문에 꽃멸치라는 것이다. 이 측선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보랏빛을 띠기도 하는데 그냥 보기만 해도 영롱한 빛깔의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다.
꽃멸치는 6월 말께 비양도 연안에 나타나 8월 초순께 사라진다. 이때 꽃멸치가 산란기에 접어들어 몸에 기름이 오르는 까닭에 맛이 일품이다. 고소하고 비린내가 없으며 감칠맛이 풍부하다. 멸치보다 8~10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귀한 식재료이기도 하다.
멸치를 닮았지만 멸치는 아니다. 꽃멸치는 멸치와 산란 장소나 시기도 다르다. 멸치의 알이 물에 뜨는 부성란인 반면 꽃멸치의 알은 물에 가라앉는 침성란이다. 멸치는 외해에서 산란하지만 꽃멸치는 연안에서 산란한다.
비양도에서 꽃멸치 연안자망 조업이 허용된 것은 2012년이다. 그 전엔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해녀의 안전을 위해 조업이 제한됐다. 하지만 어민들의 계속된 요청으로 어업이 허용됐다.
제주 사람들은 주로 꽃멸치를 '멜젓'을 담글 때 요긴하게 쓴다. 보통 젓갈을 담그면 생선의 육질이 물러지는 반면 꽃멸치는 살이 단단해 젓갈로 담가도 육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육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별히 손질이나 간을 맞출 필요가 없는 데다가 조리법도 간단해 주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젓갈이 아니더라도 회무침이나 조림, 국, 튀김 등으로도 먹을 수 있다. 특히 제주 사람들은 오래전 '멜튀김'을 만들 때 유채 기름으로 튀겼다고 한다. 유채 기름을 쓰면 튀길 때 거품이 더 풍성하게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는 콩기름으로 튀겼을 때 맛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라고 한다.
◆멜국 레시피
재료 : 꽃멸치, 얼갈이배추, 청양고추, 다진 마늘, 천일염
조리법 : 냄비에 물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배추, 꽃멸치를 넣는다. 배추는 손으로 잘라서 넣는 걸 추천한다. 한소끔 끓으면 다진 마늘을 조금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마지막에 송송 썬 청양고추를 넣고 불을 끄면 완성이다.
◆ 꽃멜 튀김
조리법 : 꽃멸치의 머리와 내장을 깨끗하게 손질한 뒤 물에 씻는다. 핏물과 잔 내장을 잘 씻어내야 한다. 이후 꽃멸치를 밀가루에 버무린 다음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반씩 섞어 만든 반죽에 넣고 섞는다. 이후 기름에 튀겨내면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