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한국만 먹는다... 외국인들은 냄새만 맡고도 기겁하는 한국 채소
2025-01-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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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김치로더 만들어 먹고 국에도 넣고 튀겨도 먹는 한국 채소
깻잎은 한국의 독특한 채소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식재료다. 꿀풀목 꿀풀과의 들깨속 식물인 들깨의 잎을 가리키는 깻잎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한국에서만 주요 식용으로 사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먹는 음식’으로 콩나물과 함께 선정한 채소인 깻잎에 대해 알아보자.
깻잎은 특유의 향과 식감으로 한국 요리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다. 워낙 향이 강해 외국인들은 깻잎을 민트나 허브의 일종으로 여긴다. 그만큼 강렬한 향이 인상적인 채소다. 향과 맛이 독특해 향료나 약으로 쓰는 식물을 허브라고 한다. 그런 허브를 밥상 위에 자주 올리는 한국인들의 모습은 외국인들에겐 놀랍게 여겨질 수 있다. 실제로 고수를 처음 접하면 질색하는 한국인이 있는 것처럼 생깻잎 냄새에 기겁하는 외국인들이 많다.
한국인들은 이런 깻잎을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 먹는다.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리는 쌈채소다. 풍미가 매우 강해 고기나 해산물 요리의 잡내를 잡아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간장에 절여 밑반찬으로도 만들기도 한다. 그뿐인가. 깻잎으로 튀김, 김치, 전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든다. 심지어 어린 깻잎은 기름에 볶아 먹기도 한다.
깻잎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한국에서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아 온 채소임에는 틀림없다. 들깨는 본래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주로 재배됐는데, 이들 나라 중에서도 특히 한국은 들깨의 잎을 식용으로 발전시킨 독특한 문화권이다. 들깨 재배의 특성상 강한 생명력과 적응력을 지닌 깻잎은 한국인의 식탁에 자주 오르며, 자생적으로 번식하는 경우도 많아 가정에서도 쉽게 재배할 수 있다.
깻잎은 영양성분 면에서도 주목받는다.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좋고, 비타민 A와 C,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같은 무게의 시금치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인상적이다. 한의학에서도 깻잎은 감초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약재로 꼽히며, 소엽(蘇葉)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다양한 효능을 인정받았다. 소화를 돕고 염증을 완화하며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외국인들이 깻잎을 먹지 않는 이유는 문화적, 생리적 요인에 기인한다. 깻잎의 강한 향과 특유의 식감은 한국인에게는 친숙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생소하고 낯선 경험일 수 있다. 이는 한국인이 고수의 향을 거부감으로 느끼는 것과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깻잎의 향은 바질이나 민트와 비슷하지만 훨씬 강렬해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깻잎을 먹는 문화 자체가 한국에 국한되어 있어 해외에서는 이를 식재료로 사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일본의 시소나 베트남의 라우 띠아 또 등 비슷한 식물들이 있지만, 그 활용 방식이나 풍미는 깻잎과 다르다.
깻잎을 영어로 번역할 때 생기는 문제도 외국인들에게 혼란을 준다. 한국인들은 흔히 깻잎을 'Sesame leaves'라고 잘못 번역하는데, 실제로는 'Perilla leaves'가 올바른 표현이다. 이러한 번역 오류는 깻잎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더불어 외국에서 깻잎과 유사한 식물로 보이는 쐐기풀 등이 자주 발견되는데, 이로 인해 외국인들은 깻잎을 처음 접할 때 혼동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한국에서 깻잎은 단순한 채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고기 요리와 쌈채소로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튀김이나 장아찌로도 활용되며, 감자탕 같은 국물 요리에도 자주 사용된다. 깻잎 특유의 향은 요리의 풍미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냄새가 강한 음식의 잡내를 잡는 데 탁월하다. 하지만 이러한 강한 향 때문에 일부 한국인조차 깻잎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어릴 때 깻잎을 먹고 구토를 한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 성인이 돼서도 깻잎을 못 먹는 사람도 있다. 깻잎의 까끌까끌한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깻잎에 대한 호불호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크게 갈린다.
전 세계적으로 깻잎을 즐기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들깨는 재배되지만, 깻잎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사례는 드물다. 중국에서는 깻잎이 주로 수출용으로 재배되며, 일본에서는 시소라는 들깨의 변종이 초밥 등의 요리에 사용될 뿐 깻잎과는 다른 풍미를 지닌다. 베트남에서도 깻잎과 유사한 식물이 나지만, 향이 너무 강해 생식하기 어렵다. 반면, 한국에서는 깻잎을 고유의 맛과 향으로 요리의 중요한 재료로 삼는다. 이 때문에 깻잎은 한국인의 식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식재료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깻잎의 독특한 매력이 해외에서도 점차 알려지고 있다. 깻잎이 건강식으로 주목받으며 한국 요리의 세계화와 함께 해외에서도 깻잎의 가치를 발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깻잎김치나 깻잎장아찌 같은 한국의 전통 음식이 외국인들에게도 소개되며, 깻잎을 재배하거나 이를 활용한 요리를 개발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깻잎은 한국인의 식문화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강렬한 향과 독특한 식감, 다양한 요리적 활용도와 높은 영양 가치가 깻잎을 특별한 채소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