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맛은 처음... 놀랄 정도로 달다" 유명 미쉐린 셰프도 감탄한 한국 겨울채소

2025-01-15 16:41

add remove print link

다른 나라에는 없는 맛 품은 대표적인 한국 겨울 채소

봄동(맨 왼쪽 채소)을 비롯한 각종 겨울 및 봄 채소와 나물을 선보이는 하나로마트 직원. / 뉴스1 자료사진
봄동(맨 왼쪽 채소)을 비롯한 각종 겨울 및 봄 채소와 나물을 선보이는 하나로마트 직원. / 뉴스1 자료사진
겨울 밥상에 싱그러움을 더하는 채소가 있다. 바로 ‘봄동’이다. 잎이 옆으로 퍼진 모양이 일반 배추처럼 보이지만 잎맥이 선명하고 잎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자라 단맛이 뛰어나 쌈 채소나 겉절이로 많은 사랑을 받는 배추다. 이 매력적인 채소, 봄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봄동은 겨울철 밥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채소로 꼽힌다. 잎이 옆으로 퍼진 독특한 형태여서 반결구 배추로 분류된다. 봄동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자라기에 일반 배추보다 단맛이 뛰어나고 잎이 부드러워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특히 겉절이나 쌈 채소로 먹기에 적합해 겨울철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로 자리 잡았다.

봄동은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씨앗을 뿌리고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수확한다. 추위에 강하지만 극도로 낮은 기온에서는 냉해를 입을 수 있어 짚이나 부직포로 덮어 관리하기도 한다. 봄동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햇빛이 잘 드는 환경과 물 빠짐이 좋은 토양이 필수적이다. 씨앗을 뿌린 뒤 싹이 튼 상태에서 솎아주기를 하면 건강한 개체만 남겨질 수 있다. 이후에는 적절한 관수와 비료를 통해 잎의 성장과 당분 축적을 돕는다.

봄동의 단맛은 겨울철 추위 속에서 생리학적인 변화를 통해 형성된다. 낮은 기온은 봄동의 성장 속도를 늦추는 대신 잎을 두텁게 만들며 당분 축적을 촉진한다. 낮과 밤의 큰 일교차는 이러한 과정을 더욱 강화해 봄동 특유의 달콤한 맛을 만들어낸다. 특히 눈을 맞으며 자라는 봄동은 천천히 쌓인 당분 덕분에 일반 배추보다 훨씬 더 진한 단맛을 낸다.

미쉐린 원스타 레스토랑 '에빗'의 조셉 리저우드(호주) 오너셰프가 봄동을 맛보고 있다. / '한식진흥원' 유튜브 영상 캡처
미쉐린 원스타 레스토랑 '에빗'의 조셉 리저우드(호주) 오너셰프가 봄동을 맛보고 있다. / '한식진흥원' 유튜브 영상 캡처

미쉐린 원스타 레스토랑 '에빗'의 조셉 리저우드(호주) 오너셰프는 한식진흥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전남 완도군의 봄동 밭을 찾아서 봄동을 맛본 "수분이 많고 맛이 진하다. 놀랄 정도로 달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단 배추를 먹어본 적이 없다. 봄동에서는 밤과 당근의 맛이 약간 난다. 생산자에게 들어보니 밭 옆에 바다가 있기 때문에 해풍이 불어온다고 한다. 이 바람이 봄동을 더 아삭하게 해주고 단맛을 강화한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미쉐린 원스타 레스토랑 '에빗'의 조셉 리저우드 오너셰프는 한식진흥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봄동에 대해 "수분이 많고 맛이 진하다. 놀랄 정도로 달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단 배추를 먹어본 적이 없다. 봄동에서는 밤과 당근의 맛이 약간 난다. 생산자에게 들어보니 밭 옆에 바다가 있기 때문에 해풍이 불어온다고 한다. 이 바람이 봄동을 더 아삭하게 해주고 단맛을 강화한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 '한식진흥원' 유튜브

봄동은 영양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 특히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먼저 비타민C와 비타민A가 풍부해서 겨울철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C는 감기 예방과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고, 비타민A는 눈 건강과 피부 미용에 좋다. 또한 봄동에는 칼슘과 칼륨, 철분 등의 무기질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칼슘은 뼈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이고,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효과적이다. 철분은 혈액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로,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봄동에는 식이섬유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이들 영양 성분은 봄동을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필수 영양소의 보충원으로 만들어준다. 이처럼 봄동은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서 겨울철 건강 관리에 아주 좋은 채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몸에 좋은 봄동은 어떻게 요리해서 먹을까. 봄동은 잎이 부드럽고 단맛이 강해서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쌈 채소로 먹거나 겉절이로 만들어 먹으면 봄동 특유의 신선한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봄동 겉절이는 봄동에 젓갈과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을 넣고 버무려 먹는 음식이다. 밥반찬으로 아주 인기가 많다. 또한 봄동은 살짝 데쳐서 나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데친 봄동에 갖은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먹으면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봄동은 국이나 찌개에 넣어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 먹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된장국에 봄동을 넣으면 된장의 구수한 맛과 봄동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최근에는 봄동을 샐러드나 스무디 같은 현대적인 요리에도 활용하며 그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봄동은 한국에서 주로 재배되지만, 비슷한 채소는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는 '비타민 채소'로 불리는 배추류가 있으며, 중국에선 불결구 배추가 봄동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한국의 봄동처럼 추위를 이겨내며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모두 가진 채소는 드물다. 서양에서는 케일이나 시금치가 봄동의 대체재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맛과 질감 면에서 차이가 크다.

봄동을 언제부터 키웠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배추의 역사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추측해볼 수 있다. 배추는 중국에서 유래된 채소다. 한국엔 삼국시대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품종의 배추가 재배됐고, 그중 하나가 봄동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있다.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 겨울철 노지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재배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특히 전라도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이처럼 봄동은 겨울철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며, 밥상에 신선함과 건강함을 더해주는 고마운 채소다. 생명력이 강하고 재배가 쉬워 농업인에게도 효율적인 작물로 평가받는다.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은 겨울철 입맛을 돋우며,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제공한다. 봄동은 단순히 겨울철 채소 이상의 가치를 지닌 한국의 대표적 농산물로 자리 잡고 있다.

봄동 수확 모습 / 연합뉴스
봄동 수확 모습 / 연합뉴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