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항공참사로 위기...광주 여행업계 생존에 빨간불

2025-01-1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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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입원 단체관광 취소 잇따라
무안공항 폐쇄로 장기 불황 불가피

광주·전남지역 여행업계가 연이은 악재로 인해 심각한 생존 위기에 처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정치적 혼란, 그리고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의 여파로 인해 여행업계는 고사 위기에 놓였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3일째인 지난 10일 낮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눈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3일째인 지난 10일 낮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눈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광주시와 전남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같은 달 29일 제주항공 참사로 무안공항이 장기간 폐쇄되면서 여행상품 예약이 대부분 취소됐다. 이로 인해 신상품 출시도 중단된 상태다.

단체여행 상품을 주로 판매해온 지역 주요 여행사들은 설 연휴와 겨울방학 성수기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전 계약을 마친 관광객들로부터 취소 요청이 잇따라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광주관광협회에 등록된 110개 여행업체에서 판매한 일본과 동남아 패키지 여행상품의 취소 건수는 현재 1200여 건에 이른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 속에서 항공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여행업체 운영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일째인 지난 14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수습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일째인 지난 14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수습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1월 한 달 동안 670여 개 여행사가 계약한 927건 중 96%인 891건이 이미 취소됐다. 여행객 기준으로는 8167명 중 7703명이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비슷하지만,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광주·전남지역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무안공항 폐쇄 기한이 당초 1일에서 7일, 14일로 두 차례 연장되다가 현장조사 등을 이유로 19일까지로 5일 더 연장되면서 여행업계는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광주관광공사는 3월 말까지 피해 사례 접수 창구를 운영하면서 구체적 상황을 파악한 뒤 지원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나 여력이 많지 않아 고심 중이다.

전남도는 총 20억 원을 들여 여행업체 1곳당 300만 원의 홍보 마케팅비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역부족이다. 일선 시·군과 함께 조성한 관광진흥기금 지원 규모도 120억 원에서 16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지만 피해 업체가 워낙 많아 장기적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여행업계 불황이 지역경제 전반으로 퍼질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때와 유사한 지역 관광업계 지원대책이 절실하다”며 ”시와 도가 중심이 되어 관광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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