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중소 다니면서 힘들게 모은 7000만원, 암호화폐(코인)에 투자한 게 후회되네요”
2025-01-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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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하려고 합니다...”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에 7000만 원을 투자한 한 중소기업 직장인의 하소연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투자자 A 씨는 12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비트코인' 갤러리에 '이제 그만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엔 가상화폐 투자로 중소기업에 8년간 다니면서 힘들게 모은 돈 일부를 잃은 A 씨의 심경 등이 담겼다.
처음이자 마지막 글이 될 글입니다. 조금 길더라도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과거 비트코인이 4000만 원 정도 됐을 때 '저걸 누가 사?'라고 하면서 외면했고, 6000만 원일 때도 관심조차 안 가졌고, 2000만 원으로 내렸다는 소식에 '그럼 그렇지'라고 했고, 9000만 원이 됐을 때는 세상이 미쳤다고 했으며, 1억 4000만 원을 찍었을 때는 안 하면 손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전에 비트코인을 시작했습니다. 1억 4800만 원짜리 코인에 제 6년간 모은 돈을 모두 쏟아부었습니다.
약 7000만 원. 24살부터 32살까지 누군가는 'X소'라고 비웃을 작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차곡차곡 모은 돈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모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때는 1억 원 모아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 보고 싶었는데, 뭐에 홀렸는지 갑자기 2000만 원을 더 모으려면 2년 후에나 가능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괴로웠습니다. 쉬운 방법을 찾으려 한 제 오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이 4% 정도 떨어지니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피 같은 돈 300만 원이 사라지니 숨이 턱 막혔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 번도 주식이나 투자를 해본 적이 없으니 손실에 대한 공포가 컸던 것 같습니다.
이 손실을 메꾸려고 다른 알트코인으로 자금을 옮겼습니다.
기억나는 게 리플이었네요. 3470원에 이틀 물리고 수익률 -8%인 3300원에 도저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스트레스가 심해서 팔았습니다.
그렇게 제 돈 1000만 원가량이 날아가고, 저는 코인을 접으려고 했습니다. 코인 지갑에서 돈을 빼고 업비트를 삭제했습니다.
근데 다음 날 또 업비트를 깔고 다시 매매하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1000만 원을 다시 모으려면 1년 가까이 뼈 빠지게 일해서 차곡차곡 모아야 하는데, 매일 같이 나오는 일명 '경주마 코인'은 하루에 20~30% 오르는 건 일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경주마 코인에 투자했습니다. 아니, 투기했습니다.
스팀달러 1만 4500원대에 진입, 순식간에 10% 정도 올랐습니다. 정말 거짓말 안 하고 2분도 안 돼서 600만 원이 벌리는 걸 보니 정신이 나간 것 같습니다.
손해 본 1000만 원만 복구하자는 생각으로 익절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놓지 못한 미련한 동아줄이 9900원짜리 스팀달러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총 3000만 원 정도 까먹고 이 바닥을 떠나려 합니다. 남은 돈은 어떻게 쓸지 모르겠습니다. 죽어도 다시 일해서 모으긴 힘들 것 같네요. 다들 성투하세요.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생했고, 합리적인 판단 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소설이면 좋겠네요. 힘내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2022년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만 20~64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인 투자를 한 사람 중 71.1%가 손실을 봤으며 누적 수익률은 -10% 이상이었다. 10% 이상의 수익을 낸 투자자 비율은 26.8%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의 평균 투자액은 883만 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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