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비싸서 못 사먹었는데... 지금은 가격 폭락했어도 안 사먹는 한국 해산물
2025-01-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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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가격 36% 폭락... 소비 부진 주요 원인
고급 해산물인 전복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일반 해산물 양식장을 김 양식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복의 인기는 가라앉고 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가격 하락으로 시름하는 전복 양식 어민들이 양식장 전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조선비즈가 1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7월부터 기존 수산물 양식장을 김 양식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할 예정이다. 김 양식업은 그동안 신규 개발이 금지됐고, 기존 양식업에서 김 양식업으로 전환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올해 면허양식장 이용개발 기본지침을 수정해 이를 허용하고 김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은 스타 수산물이다. 한류 열풍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외국인들 사이에서 건강식품이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스낵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조에서 냉동김밥이 인기를 끌며 김이 다시 주목받았다.
한국산 김은 글로벌 시장에서 7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수산물 수출품 중에서도 1위다. 김 수출량은 2013년 1만 5908톤에서 2018년 2만 2099톤, 2023년에는 3만 5446톤으로 꾸준히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액도 2억 5170만 달러에서 7억 9250만 달러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역시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김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물김 생산량은 50만~60만 톤에 머무르고 있다. 이로 인해 내수시장에서는 김 재고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한 속(100장)당 김 가격은 2022년 4772원에서 2023년 5877원으로 올랐고, 지난해 4월에는 1만 원을 넘었다. 지난달에는 1만 2000원까지 상승하며 조미김을 생산하는 가공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남 지역 전복 양식업자들은 김 양식업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전복 수요 부진 속에 김 양식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때 최고급 식재료이자 보양식으로 인기를 끌었던 전복은 최근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출하량이 줄어도 산지 가격이 하락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복 누계 출하량은 전년 대비 2.6% 줄었지만 산지가격은 6.7% 하락했다.
이에 전남도는 전복 양식업자들의 경영 회복을 위해 총 30억 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9개 시군 3441곳의 전복 양식업자다.
2022년 12월 기준 ㎏당(10마리) 3만 9250원이었던 전복 가격은 2023년 3만 2500원, 지난해 12월에는 2만 5000원으로 떨어지며 2년 만에 36% 폭락했다. 이는 전복 양식업자의 생존과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생산비 증가와 소비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복 중품(5마리)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만 2980원으로 2년 전보다 24% 하락한 상태다.
전복 양식업자들은 김 양식장 전환이 이뤄지면 전복 공급 감소로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