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인사한 윤상현에...전광훈 “내가 하려고 했는데 대통령 물려줘야”
2025-01-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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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존귀하신 전광훈 목사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전 목사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윤 의원을 연단에 올리며 “다음 대통령 내가 하려고 했는데 윤 의원에게 물려줘야겠다. 윤상현이 최고래요. 잘하면 대통령 되겠어”라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은 고개를 깊이 숙여 화답했다.
윤 의원은 연설에서 “성스러운 전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며 “너무나 존귀하신 전광훈 목사님과 나라를 지키는 선봉에 선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이번에 살아나면 외무부 장관 시켜달라 하라”고 장단을 맞췄다.
전 목사가 국민의힘 내부 문제를 지적하며 “왜 이 사람들은 하나가 안 돼요”라고 묻자 윤 의원은 “송구스럽다”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윤 의원은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전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막지 못했다”며 사죄의 큰절을 한 바 있다. 당시 보수단체 집회 연단에 오른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전광훈 목사와 합당하거나 자매결연을 맺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8일 CBS 라디오에서 “광장 정치처럼 비춰지는 모습은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황교안 대표를 떠올리게 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SBS 라디오에서 “측근들이 전광훈 목사 집회에 나서 자신들을 보수의 아이콘처럼 비추지 말고, 윤 대통령을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집회 참여는 본인의 판단”이라며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해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하자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