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으면 그냥 버렸었는데...몸값 비싸져 한국서 '고급 어종' 대접받는 생선

대구와 물메기와 함께 겨울철을 대표하는 생선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귀는 그 독특한 외모와 크기로 잘 알려져 있다. 아귀는 입이 몸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아귀를 잡아 배를 갈라보면 여러 종류의 작은 생선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아구어(餓口魚)’, 즉 '굶주린 입을 가진 생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 50~60년 전만 해도 어부들은 그물에 아귀가 걸리면 그 못생긴 생김새 때문에 불운을 상징한다고 여겨 바로 바다로 던져 버렸다. 그때 아귀가 물속에 떨어지며 '텀벙' 소리를 내자 사람들은 이를 ‘물텀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아귀의 독특한 맛이 알려지고 그 진가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아귀는 더 이상 천대받는 생선이 아니게 되었다. 오늘날 아귀는 한국인들의 식탁에서 '귀하신 몸'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한때 천대받던 아귀를 오늘날의 명성 있는 생선으로 만든 곳은 경남 창원시로 통합된 마산이다. 마산은 말린 아귀를 활용한 찜 요리를 개발하여 아귀를 '귀족 생선'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찜 요리는 단순한 생선 요리가 아닌, 지역의 자부심과 역사적 이야기를 담은 음식으로 발전했다.

아귀는 큰 경우 몸길이가 1m에 달하며, 수심 50~150m에서 서식한다. 한겨울인 12월부터 2월까지는 특히 남해안과 서해안 일대에서 많이 잡히며, 진해만과 여수만이 주요 어획지로 꼽힌다. 정치망이나 대구를 잡는 호망을 이용해 아귀를 잡은 후, 20~30일간 바싹 말려 잘게 자른 다음 냉동창고에 보관해 1년 동안 사용한다. 이러한 말린 아귀는 독특한 풍미를 지닌 찜 요리로 만들어지며, 그 맛이 점점 알려지면서 마산의 오동동에는 ‘아구거리’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마산 아귀찜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오동동에서 장어국을 팔던 한 할머니가 처음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부들이 가져온 아귀를 할머니가 북어찜 요리법에 적용해 된장, 고추장, 마늘, 파 등을 섞어 쪄내어 단골 손님들에게 술안주로 권했는데, 이 맛에 반한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며 전국으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이후 아귀찜에 콩나물, 미나리, 고추 등 갖가지 채소가 들어가면서 그 풍미는 더욱 깊어졌다.

아귀는 찜 외에도 탕과 수육으로 다양하게 조리되어 상에 오른다. 아귀탕은 그 깊은 맛 덕분에 해장국으로 인기가 많고, 아귀 수육은 술안주로 제격이다. 특히 아귀는 뼈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요리 재료로 사용될 수 있어, 껍질,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꼬리까지 버릴 것이 없다. 최근에는 아귀를 이용해 불고기나 불갈비 등 새로운 요리법도 개발되며, 그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아귀는 겨울철 별미로 사랑받는 생선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강 효능을 제공한다. 특히 아귀 요리는 몸에 좋은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아귀 요리가 주는 효능 7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고단백 저지방으로 체중 관리에 도움

아귀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낮아 체중 관리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다. 고단백 식단은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켜 과식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2. 필수 아미노산의 보고

아귀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근육 형성과 회복을 돕는다. 아미노산은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3. 비타민 D 함유로 뼈 건강 증진

아귀는 비타민 D의 좋은 공급원으로, 뼈 건강을 유지하고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겨울철 햇빛 부족으로 비타민 D가 부족해지기 쉬운 시기에 아귀 섭취가 유익하다.

4. 혈액 순환 개선

아귀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는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5. 항산화 작용으로 면역력 강화

아귀는 셀레늄과 같은 항산화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세포 손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특성은 질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6. 피부 건강 개선

아귀에 포함된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피부 건강을 개선하고 피부 노화를 늦추는 데 기여한다. 특히 비타민 A와 E는 피부 세포 재생을 촉진한다.

7. 소화기 건강에 유익

아귀는 소화가 잘 되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소화기 건강에 유익하다. 소화가 어려운 음식 대신 아귀 요리를 섭취하면 소화 불량을 예방할 수 있다.

아귀 요리는 단순히 맛있는 겨울철 별미를 넘어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효능 덕분에 아귀는 겨울철 건강한 식단에 포함시키기 좋은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