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자 급증한 질환 유발하는 바이러스…“옷에 붙으면 한 달간 살아남는다”
2025-01-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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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노로 바이러스가 섬유에 최대 한 달가량 잠복해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보도에 따르면 미생물학자 제이슨 테트로는 “옷은 표면에 작은 구멍이 많은 다공성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단단한 세균 배양 접시”라며 “옷과 접촉하는 어떤 것도 달라붙는다”고 말했다.
그는 건조한 상태에서는 세균이 섬유에 남아도 위험하지 않지만, 땀 등으로 습기가 생기면 병원성 세균이 손을 통해 코나 입으로 옮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옷을 만지는 것만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낮고 옷을 흔들면 세균이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테트로는 “환경에 따라 박테리아와 곰팡이는 섬유에서 최대 90일까지 꽤 오래 생존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그보다 훨씬 짧은 기간 생존한다”면서 “노로바이러스는 거의 모든 조건에서 한 달 동안 생존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에 스탠퍼드 의대의 감염병 전문가 앤 리우 박사는 "대부분의 호흡기 바이러스의 경우 재채기와 기침을 통해 공기 중으로 직접 노출되는 것이 전염의 가장 흔한 경로이며 의류는 주요 전염원이 아니다"라면서도 "의류를 포함한 표면을 통한 전염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와 달리 노로 바이러스는 알코올 성분의 소독제로 죽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섬유 종류도 세균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리우 박사는 "폴리에스터 같은 합성 섬유가 면이나 양모 같은 천연 섬유보다 바이러스가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다"며 "합성 섬유는 석유 화학 물질로 만들어져 표면이 기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행인 점은 노로 바이러스를 소독하기 위해 복잡한 세탁 방법을 거치지는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미생물은 보통 60도 이상의 온도에서 세균이 파괴되기 때문에 그냥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건조하면 된다.
리우 박사에 따르면, 세탁 세제로도 노로바이러스와 호흡기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
지난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0곳에서 조사한 결과, 지난해 52주 기준 노로바이러스 환자 수는 2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주 전 80명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환자 수는 지난해 48주(11월 24일∼30일) 80명에서 49주(12월 1일∼7일) 114명, 50주(12월 8일∼14일) 142명, 51주(12월 15일∼21일) 247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강하고 감염된 적이 있더라도 면역이 오래가지 않아 재감염될 수 있다.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 채소류 등을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으며,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환자의 분비물의 비말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환자는 복통이나 오한, 발열을 겪기도 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는 옷을 제대로 보관하고 가능한 빨리 세탁하는 것이 좋다. 감염자나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으며 자주 만지는 표면을 청소하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