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 “대통령 한 사람 잘못 뽑은 대가가 이렇게 혹독할 줄은...”

2025-01-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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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라도 빨리 탄핵 인용 결정 내려 영원히 추방시키는 게 최선”

미시경제학자이자 '경제학원론' 등의 저자인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 이 교수 페이스북
미시경제학자이자 '경제학원론' 등의 저자인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 이 교수 페이스북
미시경제학자이자 '경제학원론' 등의 저자인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가 “대통령 한 사람을 잘못 뽑은 대가가 이렇게 혹독할 줄은 미처 몰랐다”라면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윤 대통령을 겨냥해 "남들 다 지키는 법질서를 헌신짝처럼 여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게 나라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늘 '법질서'를 입버릇처럼 외치던 사람이 정작 자신에게 법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으니 법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법원이 정식으로 발부한 영장인데 불법이라며 불복할 이유가 손톱만큼이라도 있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날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에서 경호처의 저지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로 끝난 데 대해 “대한민국의 국격이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사람의 만행으로 우리 사회는 이제 무법천지의 시대로 들어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언론들이 이번 일로 대한민국을 '바나나공화국'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국격을 올리기 위해 민주시민들이 흘린 땀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고 했다.

'바나나공화국'은 부패한 지배층이 다스리는 국가를 뜻한다. 천연자원 등 1차 산업에 의존하고 무능한 지도층에 의해 통치되는 저개발 국가를 지칭하는 용어다.

이 교수는 대통령 경호처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점에 대해 "경호처는 국가기관인가, 아니면 윤석열이 사비로 고용한 민간경비업체인가"라며 경호처의 역할을 비판했다. 그는 "어떻게 국가기관이 다른 국가기관의 법 집행을 방해할 수 있나"라며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경호처 인원들이 개인 화기로 무장한 사실에 대해 언급하며 "총싸움이라도 하려 했다는 것인가?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대한민국의 국격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윤 대통령 측이 윤 대통령을 체포하러 간 공수처와 경찰 인사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나. 죄를 짓고도 오히려 성을 내며 씩씩대고 있는 모습이 무척 가관“이라며 ”평균 정도의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감생심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제 오늘 이틀 사이에 우리나라의 법질서가 엄청나게 망가져 버렸다는 느낌이 든다“라며 ”대통령이 법질서를 헌신짝처럼 여기는데 국민이 왜 자진해서 법질서를 지키려 하겠나. 법원이 정식으로 발부한 영장까지도 불법이라고 우기는데, 이제 무엇이 법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겠나.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한 사람의 만행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이제 무법천지의 시대로 들어가려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만약 그가 털끝만큼의 양심이라고 갖고 있다면 하루빨리 자리에서 내려와 나라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만드는 데 협조해야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분명해졌지만 그는 털끝만큼의 양심도, 체면도, 상식도, 애국심도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은커녕 지금 이 순간에도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나라를 망칠 생각이나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한시라도 빨리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려 그를 영원히 추방시키는 일뿐입니다. 다만 그가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가 얼마나 더 망가지게 될 것인지가 심히 걱정될 뿐입니다. 대통령 한 사람을 잘못 뽑은 대가가 이렇게 혹독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 경제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학 기초 교과서인 '경제학원론', '미시경제학', '재정학' 등을 저술했다. 국내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제학 교과서를 쓴 저자로 유명하다. 그의 저서는 경제학 전공자뿐 아니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에게도 필독서다. 총 22권의 책을 집필한 이 교수는 학문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자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교수가 올린 글>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이 영 아니다 싶을 때 우리가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 하나 있잖아요?

“이게 나라냐?”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지요.

어제 한남동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보면서 그 말이 문득 머리에 떠오르더군요.

정말이지 못난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나라 꼴이 말이 안 나올 지경으로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는 늘 입버릇처럼 “법질서”를 부르짖던 사람 아니었습니까?

자기 정적에게는 먼지 하나라도 털어내 추상같은 법의 철퇴를 내려치던 사람 아니었습니까?

마치 법의 화신인 양 우쭐대던 사람인데 법이 자기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 같으니 이젠 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무시해 버리는군요.

일개 시정잡배가 그런 태도를 보이더라도 기가 막힐 지경인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런 안하무인으로 나오니 마치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드네요.

법원이 정식으로 발부한 영장인데, 그것이 불법이라며 불복할 이유가 손톱만큼이라도 있나요?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법을 공부했길래 검사생활을 오래 했다는 사람이 그런 무식한 발언을 감히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자신이 무죄라고 생각하면 수사기관에 제발로 걸어들어 가서 떳떳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 되는 일 아닙니까?

수사기관이 몇 번씩 부르는데도 불복해 급기야 체포영장이 나오게 한 것부터가 자업자득이고 심히 부끄러운 일입니다.

남들보다 앞장서서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남들은 다 지키는 법질서를 헌신짝처럼 여기다니요.

경호처는 국가기관입니까 아니면 윤석열이 사비로 고용한 민간경비업체입니까?

엄연한 국가기관을 자신의 사적인 이득을 위해 악용한 어제의 만행은 두고두고 규탄 받아야 합니다.

어떻게 국가기관인 경호처가 법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다른 국가기관이 정당하게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 훼방을 놓는다는 말입니까?

무법천지의 바나나공화국(Banana republic)이라면 모를까 엄연한 법치국가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어제 한남동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우리나라의 국격이 하루아침에 바나나공화국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그 사건을 다루는 외국의 언론보도를 보면 너무나도 잘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추위에 떨며 거리에서 밤을 새운 민주시민들이 올려놓은 국격을 하루아침에 땅바닥으로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듣자 하니 어제 경호처 사람들은 개인 화기로 무장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렇다면 사정이 급박하다고 느낄 경우 영장 집행을 위해 달려온 수사기관 수사관들과 총싸움이라도 하려 했다는 말입니까?

어떻게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를 생각까지 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만약 실제로 총싸움이 벌어졌다고 하면 우리나라의 국격은 한순간에 똥통으로 빠져 버리고 말았을 겁니다.

오늘 신문을 보니 대통령 측에서는 어제 대통령을 체포하러 간 공수처와 경찰 인사들을 고발하려 한다는군요.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까?

“똥 뀐 놈이 성낸다.”라는 말이 있듯, 죄를 짓고도 오히려 지가 성을 내며 씩씩대고 있는 모습이 무척 가관이군요.

평균 정도의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감생심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할 텐데요.

어제 오늘 이틀 사이에 우리나라의 법질서가 엄청나게 망가져 버렸다는 느낌이 듭니다.

대통령이 법질서를 헌신짝처럼 여기는데 국민이 왜 자진해서 법질서를 지키려 하겠습니까?

법원이 정식으로 발부한 영장까지도 불법이라고 우기는데, 이제 무엇이 법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겠습니까?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한 사람의 만행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이제 무법천지의 시대로 들어가려는 것 같네요.

우리 사회는 지금 이 정도로 망가진 상태에서도 정상적 상태로 회복되려면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란 직책을 한사코 끌어안고 있는 사람이 벌이는 작태로 인해 하루하루 더욱 심하게 망가져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망가진 정도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빠르게 망가져 가고 있음을 느끼실 것입니다.

만약 그가 털끝만큼의 양심이라고 갖고 있다면 하루빨리 자리에서 내려와 나라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만드는 데 협조해야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분명해졌지만 그는 털끝만큼의 양심도, 체면도, 상식도, 애국심도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은커녕 지금 이 순간에도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나라를 망칠 생각이나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한시라도 빨리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려 그를 영원히 추방시키는 일뿐입니다.

다만 그가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가 얼마나 더 망가지게 될 것인지가 심히 걱정될 뿐입니다.

대통령 한 사람을 잘못 뽑은 대가가 이렇게 혹독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