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흡연자 중 13.1%만 금연 계획"…매년 줄어들고 있는 '금연 다짐'
2025-01-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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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금연 메시지나 금연지원서비스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금연을 결심하는 흡연자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5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흡연자 중 13.1%만이 "향후 1개월 이내에 금연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최저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금연을 계획하는 비율도 낮았다. 19∼29세 흡연자 중에선 9.2%만 “금연을 계획한다”고 답했고, 30대는 13.5%, 40대 12.7%, 50대 12.4%, 60대 17.9%, 70대 이상에선 17.8%로 나타났다.
흡연자들의 금연 계획률은 최근 들어 낮아지는 추세다. 해당 문항이 조사에 처음으로 포함된 2001년엔 7.1%, 그다음 조사인 2005년 11.0%에 그쳤다가 연례 조사로 바뀐 2007년부터는 대체로 20% 안팎에서 오르내렸다.
구체적으로 2007년 19.8%, 2008년 18.1%, 2009년 18.7%, 2010년 21.0%, 2011년 19.7%, 2012년 19.8%, 2013년 20.0%, 2014년 24.7%, 2015년 25.5%, 2016년 21.8%, 2017년 17.6%, 2018년 16.6%, 2019년 17.5%, 2020년 18.9%, 2021년 15.8%, 2022년 14.2%, 2023년 13.1%로 나타났다.
금연 계획이 있는 흡연자 비율은 최근 3년 연속 하락해 2023년엔 두 번째 조사인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고치였던 2015년 25.5%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2015년은 담뱃값이 4500원으로 한꺼번에 2000원 오른 때였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은 "담뱃값 인상 소식이 2014년과 2015년 금연 결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가 시간이 지나며 점점 효과가 다해가고 있는 것"이라며 "담뱃값 인상이 가장 중요한 금연 정책 중 하나이며 다시 한번 가격 인상이 필요한 때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가도 금연 의향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전자담배가 궐련을 끊는 데 도움이 된다는 오해로 인해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정부의 금연 메시지나 금연지원서비스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담배의 폐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연을 미뤄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명승권 원장은 "스스로 담배를 끊으려 한 사람의 성공률은 3∼5%에 그친다"며 "의사의 조언이나 전문가의 상담, 약물치료 등이 병행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또한 "효과적인 금연 보조제 성분(바레니클린)도 있는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금연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바레니클린은 금연 성공률을 2.5~3배 높여주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금단 증상과 흡연 욕구를 억제하고, 흡연 시 느꼈던 효과를 감소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