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비상계엄·항공 참사 여파… 제주 발등에 불 떨어졌다
2025-01-0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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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지사 “지속되면 큰 타격…단체행사 유치 총력”
불경기와 비상계엄,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맞물리면서 제주 내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
지난 6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튿날부터 지난 5일까지 한 달여간 제주를 방문한 전체 관광객은 106만 17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0만 1465명보다 3.6% 감소했다.
전체 관광객 감소의 주된 원인은 내국인 관광객 수의 급감이다. 내국인 관광객은 94만 64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1만 9328명보다 7만2877명(7.1%) 줄었다. 특히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여행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감소세가 더 가속화됐다.
제주항공 참사 이튿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잠정 20만 851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만11명보다 3만1495명(13.1%) 줄었다. 이 중 내국인 관광객은 3만 7105명(16.7%) 감소해 더욱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
새해 들어 일일 관광객 수는 2만 명대에 머물러 지난해 3만 명대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된다. 이 같은 감소세는 탄핵 정국의 장기화 조짐과 항공편 감축의 영향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주항공은 오는 3월 29일까지 김포∼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무안∼제주 등 국내선 4개 노선 838편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는 항공편 운항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반해 외국인 관광객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 관광객은 11만 53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만 3183명(40.4%) 늘었다. 이는 국제 크루즈 입항 증가와 해외 직항 노선 확장 영향으로 분석된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국가 애도 기간과 항공기 사고로 인한 여행 심리 위축이 관광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외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일부 회복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날 월간정책회의에서 "정국 상황과 경기 침체로 관광객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며 "관광객 유치와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오 지사는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학술·단체 행사 유치 등에 총력전을 펴야 한다"며 "자체적인 내수 진작 정책도 마련해야 하는 만큼 관광객 감소에 대응해 도민들이 서로 돕고 품앗이하는 상생형 내수 활성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