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불발에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 정치"
2025-01-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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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는 보류됐으나 정치와 사법 둘러싼 혼란 더욱 심화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가운데, 한국의 정치적 혼란 상황에 대한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4일 AFP 통신은 '대통령이 체포에 저항한 후 한국은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정치 리더십이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AFP는 "대통령 경호처와 군 부대가 전직 스타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을 수사관들로부터 보호한 장면은 극적으로 비춰졌다"고도 보도했다.
전날 공수처와 경찰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방문해 내란 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경호처의 강한 저항으로 집행에 실패했다.
이들은 5시간 30분에 걸친 대치 끝에 오후 1시 30분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집행 중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AFP는 "이번 사태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국회에서의 탄핵 가결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정치적 혼란의 연장선"이라며 "한국의 국가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6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이번 정치 위기를 주시하고 있다고 AFP는 덧붙였다.
매체는 "블링컨 장관은 한쪽 눈으로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다른 한쪽 눈으로는 핵무기 보유국인 북한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역시 사설을 통해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을 우려했다. '계엄령 후 혼란,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의 정치와 사법'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요미우리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는 보류됐으나 정치와 사법을 둘러싼 혼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다행히 대규모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각자가 자신의 입장만 고수할 경우 심각한 충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사태의 확산을 경계했다.
또한 요미우리는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와 북한의 군사 동향을 언급하며 "정치적 혼란과 사법 기능 부전이 한국의 내정과 외교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복잡한 상황에서, 한국의 정치적 리더십 공백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요미우리는 "여야와 사법 당국은 냉정을 되찾고 의견 차이를 좁혀야 할 시점"이라며 "모든 당사자가 지혜를 모아 사태를 수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