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원으로 올랐다고 집에 가래요”…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사장도 알바생도 울상

2025-01-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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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로 최저임금 1만 30원 적용…소상공인 부담 가중

올해부터 최저임금 1만 원 시대가 열리면서 소상공인들이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최저임금 안내가 게시된 모습 / 뉴스1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최저임금 안내가 게시된 모습 / 뉴스1

소상공인들에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만 원 선’을 돌파하며 부담감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7% 오른 1만 30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인상률로 인상 폭으로 보자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만 원이 넘어가면서 자영업자들에게선 ‘버틸 힘을 잃었다’는 탄식이 나온다.

특히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연말 대목’마저 비상 계엄 사태로 사라지고 나니 최저임금 인상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상황이다.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을 8시간 기준 일급으로 환산하면 8만 240원이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유급 주휴시간 포함) 근무 시 월급은 209만 6270원에 이른다.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 ‘차라리 사업을 접고 아르바이트를 뛰겠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 모 씨(52)는 새해부터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시급을 올려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직원 3명을 두고 있는 박 씨는 “최저 시급이 많이 안 올랐다는 걸 안다”면서도 “큰돈은 아니지만 그것마저 자영업자에게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직원들과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한다는 박 씨는 “알바생들에게도 부족하겠지만 이런 돈도 흔쾌히 올려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1만 원 시대가 되면서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경우도 생겼다.

편의점에서 평일 저녁 시간대 4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던 백지원 씨(27)는 “지난주부터 근무시간이 한 시간 줄었다.

사장이 한 시간 일찍 나와 교대하기로 했다”며 “원래도 받는 돈이 많지 않았는데 더욱 줄었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소상공인 연합회 등 업계는 최저임금 제도의 근본적인 개편을 새해 최대 목표 중 하나로 삼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송치영 소 공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5년 정책 과제로 ‘소상공인 고비용 구조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세부 과제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반대와 더불어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내세웠다.

개편의 큰 방향은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해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업종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1만 30원을 적용하는 방식에서 취약 업종 등을 선별하고 여타 업종의 임금과 차이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