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눈시울 붉히며 울먹이다 간담회장 박차고 나가

2025-01-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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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임명 결정 발표한 뒤 간담회서 무슨 일 있었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제공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제공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국무회의 뒤 간담회에서 회의 중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이다 간담회장을 박차고 나갔다고 중앙일보가 2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최 권한대행이 취임한 지 나흘 만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배경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가 권한대행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던 발언을 번복하고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이유가 뭘까.

중앙일보에 따르면, 최 대행은 지난해 12월 31일 예정된 국무회의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30분으로 미루며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그는 당일 아침 참모들에게 임명안과 비임명안을 모두 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오후 1시쯤 진행된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 회동 결과에 따라 결정을 미룰 가능성도 고려했다. 그러나 협의가 진척되지 않자 오후 국무회의에서 임명을 발표했다.

사실 최 대행은 이미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당시부터 헌법재판관 임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 위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행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요인으로는 탄핵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대행이 탄핵되면 이주호 부총리가 권한대행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데, 정부 내에서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인 1500원대까지 치솟은 상황을 ‘이주호 체제’가 넘길 수 있을지 의문이란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최 대행이 권력의 향배에 민감한 관료 출신이란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끼던 참모였던 최 대행이 조금만 더 버텼다면 협상의 여지가 더 많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지난달 31일 국무회의 뒤 간담회에서는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최 대행의 결정이 사전 공유되지 않은 탓에 장관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왜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자 최 대행은 “월권이었다. 혼자 결정했고, 사퇴도 각오하고 있다”고 답하며 간담회장을 떠났다. 그 과정에서 그는 울먹이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같은 기재부 출신인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그를 뒤따라 나가며 간담회는 중단됐다.

여권 내부에선 최 대행이 결과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유리한 판을 깔아줬다고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8인 체제를 갖춰 윤 대통령 탄핵 심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기 대선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1일 정진석 비서실장을 포함한 고위 참모진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표 수리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과 기재부 간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정 실장의 사표가 이미 수리됐다고 했으나, 기재부는 모두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이 사의를 철회하지 않으면 비서실 수석들 역시 모두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