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벗어난 비주류들…뉴욕타임스가 주목한 2024년 웰메이드 K-드라마 9편
2025-01-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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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부터 범죄 소탕극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들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시즌2가 공개되며 다른 K-드라마들까지 신선한 작품성으로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예상 밖의 비주류 웰메이드 한국 드라마들을 소개한다.
뉴욕타임스가 추천한 첫 번째 K-드라마는 tvN의 오피스 클린 활극 '감사합니다'(The Auditors)이다.
배우 신하균, 이정하, 진구, 조아람, 정문성이 주연인 토일 드라마 '감사합니다'는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방송됐다. '감사합니다'는 횡령, 비리,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설회사 감사팀에서 회사를 갉아먹는 이들을 소탕하러 온 이성파 감사팀장 신차일과 신입 구한수의 본격적인 오피스 클린 활극이다. JU건설 감사팀의 신경질적이고 철두철미한 팀장 신차일을 맡은 신하균은 극 중에서 회사 내 다양한 스캔들과 화이트칼라 범죄를 밝혀내는 모습을 그렸다. 뉴욕타임스는 신차일을 사교성 없는 캐릭터지만 올해 K-드라마 캐릭터 중 가장 재미있는 새로운 주인공으로 꼽았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감사합니다'의 최고 시청률은 9.5%를 기록했다.
이어 두 번째 추천 작품은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Chicken Nugget)이다.
기괴한 공상과학 코미디에서 불운한 두 직장인은 터무니없는 형이상학적 딜레마에 시달린다. 드라마는 '사랑하는 사람이 이상한 캐비닛에 들어가 닭강정으로 변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예측할 수 없는 미스터리와 초현실적인 유머가 특징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연달아 발생한 침통한 사건들의 여파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면 '닭강정'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의문의 기계에 들어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과 민아를 짝사랑하는 '백중'의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인 '닭강정'은 캐릭터의 설정부터 이야기까지 코믹한 요소로 점철돼 있다.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으로 유명한 이병헌 감독의 손을 거친 작품답게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세 번째 추천 작품은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Chief Detective 1958)다. 지난해 4월~5월 방송된 10부작으로,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10.8%를 달성했다.
드라마는 1958년을 배경으로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연으로는 배우 이제훈과 이동휘, 김민재 등이 출연했다.
이제훈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시대극에서 부패에 맞서는 작은 마을의 형사 '영한'을 맡았다. 과거 인기 시리즈 '수사반장'(1971~1989)의 프리퀄이지만 영한과 그의 괴짜 팀이 지역의 강력한 깡패와 사기 경찰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은 원조의 명성에 버금갈 정도로 재밌다.
네 번째 추천 작품은 ENA 드라마 '크래시'(Crash)다. '크래시'는 6.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ENA 월화 드라마 최고 시청률 1위에 오른 작품이다.
'크래시'는 기본적으로 수사극이라는 틀 안에서 코믹과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경계 없이 넘나들며 가볍지 않은 사건을 때로는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크래시'의 성공 신화를 가능하게 한 건 치밀하게 잘 짜인 서사와 차별화된 액션의 신선한 조합이다. 덕분에 회를 거듭할수록 서사와 영상 미학의 시너지가 폭발한 결과 ENA 월화 드라마 역사상 전례 없는 역대 시청률 1위라는 기록을 남겼다. 게다가 시즌2 제작까지 확정됐다.
다섯 번째 추천 작품은 tvN '정년이'(Jeongnyeon: The Star Is Born)다.
지난해 10월~11월 방송돼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한 괴물 같은 드라마다. 영화 '아가씨'로 유명한 배우 김태리가 국극을 사랑하는 꿈 많은 소녀로 등장해 방영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정년이'는 완성도 높은 국극 무대 연출부터 설득력 있는 스토리까지 유의미한 여성 서사를 완성했다는 극찬을 받으며 성황리에 종영했다. 작품은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정년이의 성장기를 그렸다. 여성 서사 작품이 많은 지지를 받기 시작한 시기에 등장해 더욱 시너지가 폭발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정년이'는 타임지 선정 2024년 최고의 한국 드라마에 선정되기도 했다.
여섯 번째는 지난해 한국 로맨틱 판타지계에 한 획을 그은 tvN '선재 업고 튀어'(Lovely Runner)다. 지난해 4월~5월 방송된 '선재 업고 튀어'는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환호 속에 종영했다. 특히 배우 변우석은 '선재 업고 튀어' 덕분에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제작진 또한 활기찬 고등학생 드라마와 명랑한 로맨틱 판타지를 잘 결합해 훌륭한 작업을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일곱 번째는 JTBC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Miss Night and Day)다.
지난해 6월~8월 방송된 16부작으로,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11.7%를 달성했다. 20대 취준생 이미진이 낮에는 50대 임순의 몸으로 바뀐다는 다소 의아한 설정을 캐릭터, 전개, 연출 등 여러 방면에서 시청자들이 끌릴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여덟 번째는 tvN '손해 보기 싫어서'(No Gain No Love)이다.
지난해 8월~10월 방송된 12부작으로,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5.0%를 기록했다. 배우 신민아와 김영대가 주연을 맡은 '손해 보기 싫어서'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쉽과 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를 그리는 드라마다.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연출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전개로 많은 호응 속에서 종영했다.
마지막으로는 디즈니+의 '킬러들의 쇼핑몰'(A Shop for Killers)이다.
삼촌 '진만'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물, 벌써 시즌2 제작이 확정돼 오는 4월 중 첫 촬영일까지 잡힌 화제의 작품이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뉴욕타임스 '베스트TV쇼 2024'에서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은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