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일가족 9명 전부 한꺼번에 잃고 종일 마을 배회하는 푸딩이
2025-01-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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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집 앞까지 따라온 뒤 다시 자기 집으로 되돌아가
동물보호단체 '케어' 구조 작업 나서 현재 동물병원 입원
제주항공 참사로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고 유기견이 된 푸딩이의 사연이 화제가 된 뒤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참사로 가족을 잃은 개 한 마리의 사연이 전해진 뒤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구조에 나섰다고 지난 1일 밝혔다.
푸딩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개는 참사로 돌봐주던 가족이 모두 세상을 떠나 혼자가 됐다. 해당 사연은 지난 1일 조선일보를 통해 전해졌다.
푸딩이는 여객기 참사로 숨진 최고령 희생자 A씨(79)와 함께 영광군 군남면의 한 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팔순을 앞둔 A씨는 푸딩이를 돌보던 일가족과 함께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 저녁 태국 방콕으로 3박 5일 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A씨의 아내와 딸, 여섯 살 손녀 등 3대에 걸친 가족 9명이 모두 숨졌다.
푸딩이는 사고 직후 가족들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불안한 듯 동네를 배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딩이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소리가 날 때마다 얼른 다가와 귀를 쫑긋거리다가 다시 땅바닥에 주저앉기를 반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특히 A씨가 생전 자주 찾았다는 마을회관 현관까지 와서 주인을 찾는 듯 여기저기 냄새를 맡으며 두리번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푸딩이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려고도 해봤지만 집 앞까지만 따라오고 다시 자기 집으로 되돌아갔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를 접한 '케어'는 푸딩이를 구조하는 작업에 나섰다. 케어는 "푸딩이가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는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구조했다"라며 "장례식장에 계신 유가족분들과 통화해 적절한 보호자가 나타날 때까지 케어가 푸딩이를 보호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케어는 "마을회관 밖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푸딩이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반갑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이 가족을 기다린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서울로 이송된 푸딩이는 동물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어는 "푸딩이가 차를 타고 이동할 땐 조금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얌전하고 조용한 강아지인 것 같다"라며 "구조 당시 토사물에서 양파, 닭 뼈와 같이 강아지가 섭취하면 위험한 음식물들이 나와서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검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