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코인) 사기로 9개월간 940억 원 피해 본 나라...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

2024-12-3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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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투자 열풍의 폐해

캐나다에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투자 사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온타리오 지역에서만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약 2300만 달러(약 23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며 캐나다 전체 암호화폐 사기 피해액인 9400만 달러(약 940억 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izkes-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izkes-shutterstock.com

가상화폐가 디지털 경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투자 열풍이 불고 있지만, 그 인기에 편승한 사기 사건이 급증하고 있어 정부와 경찰은 이를 경고하고 나섰다.

뉴스1은 암호화폐 관련 사기가 기승하고 있는 캐나다의 상황을 31일 보도했다.

가상자산 사기는 주로 온라인 광고를 통해 시작된다.

사기꾼들은 "소액 투자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라는 문구를 내세워 피해자들을 유혹한다. 피해자들은 광고를 클릭한 뒤 투자 플랫폼에 가입하며, 사기꾼들은 초기 투자금이 불어났다는 가짜 수익 데이터를 제공해 신뢰를 얻는다. 이후 더 큰 금액의 추가 투자를 유도한 뒤 피해자들이 출금을 요청하면 연락을 끊고 돈을 가로챈다. 이러한 방식은 전형적인 피라미드형 투자 사기와 유사하지만, 코인 특유의 익명성과 빠른 송금 체계로 인해 더 추적이 어렵다.

온타리오 경찰(OPP)의 존 아밋 형사는 암호화폐 사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암호화폐를 송금하면 사실상 그 돈은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한 번 송금된 돈을 되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국경을 넘어 빠르게 이동한다는 특징 때문에 사기 수익이 해외로 송금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 복구가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는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규제하는 플랫폼만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OSC는 정부 인증 플랫폼이 투자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며, 임의로 자금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전한 플랫폼 선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Coinbase Canada'의 루카스 매디슨 CEO는 "암호화폐 투자자가 반드시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투자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너무 좋아 보이는 제안은 의심하고 두 번 검토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몇 가지 핵심적인 주의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유명인의 추천, 요청하지 않은 메시지, 갑작스러운 투자 제안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온타리오 경찰은 암호화폐 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Project Atlas'라는 특별 수사팀을 구성했다. 이 팀은 현재까지 12개국에 걸친 피해자들을 식별했으며, 약 2000개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와 국제적인 관할권 문제 때문에 피해 회복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사기꾼들이 암호화폐의 익명성과 탈중앙화를 악용해 빠르게 자금을 이동시키는 만큼, 경찰의 수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미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2020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암호화폐 관련 사기로 인해 약 8000만 달러(약 800억 원)의 손실이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