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관제탑과 통신 끊겼던 사고 비행기, 혹시 그 상태에 놓였었나

2024-12-3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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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탑과의 통신 두절 설명 가능한 '전원 셧다운'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2024년 마지막 해가 지고 있다. / 뉴스1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2024년 마지막 해가 지고 있다. / 뉴스1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가 조류에 충돌해 양쪽 엔진이 고장 나면서 전원 셧다운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랜딩기어를 펴지 못한 채 동체 착륙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31일 국토교통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주항공 참사 브리핑에서 사고기의 전원 셧다운 가능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셧다운 의혹의 주요 근거는 관제탑과의 통신 두절이다. 사고 당일 오전 8시 59분 기장은 "메이데이"를 선언했으나 이후 통신이 끊겼다. 사고기는 당시 1차 착륙 시도를 멈추고 복행(Go around) 중이었다. 통신 두절이 전원 셧다운에 의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사고기의 항공기 추적 시스템(ADS-B) 데이터가 8시 58분 이후 중단된 점도 의혹을 키운다. ADS-B는 전원이 차단될 경우 작동이 멈추는데, 마지막으로 기록된 데이터는 메이데이 선언 직전이었다.

전문가들은 조류 충돌로 인해 두 엔진이 모두 멈췄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고기의 엔진이 모두 고장 나면 약 1분 내로 후방 보조 동력 장치(APU)가 작동되기 전까지 모든 전자기기가 정지 상태에 빠진다. 이로 인해 유압 계통에 이상이 생기고, 랜딩기어 작동 및 비상 축압기를 이용한 랜딩기어 전개가 모두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 기장 출신인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APU가 가동되기 전까지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내리는 데 최소 1분 30초가 필요하다"며 "사고 당시에는 이를 수행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급박한 상황에서 동체 착륙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미합동조사단은 사고 현장에서 기체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가 설치된 둔덕 등을 면밀히 살폈다. 국토부는 "항공기록 장치와 조종사 통신 기록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 및 보잉과 협력해 블랙박스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