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일본으로 귀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024-12-3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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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 프로 리그 만들었지만... 그 나라는 은혜도 의리도 잊는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항상 꼽히는 재일동포 출신 야구인 장훈(84)이 일본으로 귀화했다고 밝혔다.
장훈은 29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훈은 "몇 년 전에 국적을 일본으로 바꿨다"며 "지금은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하는 얘기"라며 특정 한국 정권이 재일한국인을 무시해 국적을 변경했다고 했다.
일본에서 하리모토 이사오(張本勳)로 불리는 장훈은 "한 정권이 재일동포를 자신들이 원해서 일본에 간 사람들이라고 치부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잘살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재일동포는 원해서 일본에 온 것이 아니다. 징집되거나 먹고살기 힘들어서 온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다만 그는 "국적은 다시 한국으로 돌릴 수도 있다. 재일동포로서 부모에게 물려받은 피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내 대표적인 극우 매체다.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장훈의 발언은 일본 내 재일동포 문제와 한일 관계에 대한 그의 복잡한 입장을 보여준다. 장훈은 오랜 시간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왔지만 한국 야구계로부터 받은 대우는 형편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몇 년 전 관계자가 표창을 하겠다고 찾아왔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20년 넘게 KBO 총재 특별보좌역으로 활동하며 프로 리그를 만들었지만, 한국시리즈나 올스타전 같은 행사에 한 번도 초청받은 적이 없었다"며 "그 나라의 나쁜 점이다. 은혜도, 의리도 잊는다"고 비판했다.
장훈은 1980년 체육훈장 맹호장과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바 있다. 무궁화장은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등급의 훈장이다.
장훈은 "한일 간에는 역사적으로 복잡한 문제와 차별이 존재해왔다"며 "간토 대지진 당시 방화를 했거나 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로 많은 조선인이 희생됐다. 일본인들은 이를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진 발언에서 역사 인식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주장도 내놓았다. 장훈은 "한반도가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시절, 한국에도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기가 들어왔을 때 한국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큰 도로와 학교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협력하며 한국이 근대 국가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KBO 리그 창설 당시를 회고하며 "이용일, 이호헌과 함께 원안을 만들어 초대 커미셔너 후보 10명의 명단을 작성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전두환이 지명한 초대 커미셔너가 서종철 씨였다고 전하며 "서 씨는 대통령의 군대 시절 상관으로, 일본군 소위 출신이자 한국에서는 육군 대장까지 지낸 훌륭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KBO 창설 초기 일본에서 활동하던 재일동포 선수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에게 한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이들의 노력 덕분에 한국 프로야구 초기 단계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장훈은 일본 국적의 한국계 야구인이다. 토에이-닛타쿠홈 플라이어즈-닛폰햄 파이터즈,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다.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손에 꼽히는 레전드 타자다. 포지션은 좌익수. 재일 한국인 신분으로 일본 프로야구 유일의 3000안타를 기록하는 위업을 이뤘다. 일본 야구 선수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