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비행기에 탈 때 어느 쪽 좌석에 앉아야 생존확률 가장 높을까
2024-12-3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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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칸에 탄 승무원 2명만 생존... 그러나 통계 결과는 달랐다
탑승객 179명이 사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서 기체 꼬리칸에 탑승한 승무원 2명만이 생존하면서 기내 좌석 위치와 생존 확률의 상관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서 생존한 두 승무원은 사고 당시 여객기 후미에서 승객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여객기 동체가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면서 꼬리 부분이 본체에서 떨어져 나간 까닭에 기적적으로 생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2015년 미국 연방항공국(CSRTG)이 발표한 과거 35년간의 기내 좌석별 생존률 조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비행기 앞좌석에 앉은 승객의 사망률은 평균 38%, 중간 좌석은 39%로 비슷한 반면 비행기 뒤쪽 좌석에 앉은 승객의 사망률은 32%로 가장 낮았다. 이 결과는 비행기 사고에서 충격이 주로 앞쪽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영국의 항공안전 관련 매체와 연구 기관의 분석에서는 비행기 후미 좌석 중에서도 특정 위치에 따라 생존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 뒤쪽 중앙 좌석에 앉은 승객의 사망률은 평균 28%다. 이는 양옆의 승객이 완충 작용을 해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과 연관이 있다. 반면 비행기 중간 구역의 통로 좌석 사망률은 4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로 좌석이 다른 좌석에 비해 충격이나 낙하물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계가 모든 사고 상황에 일괄적으로 적용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항공사고는 그 유형과 상황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좌석별 안전도는 특정 사고의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인규 항공대 비행교육원장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착륙 사고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동체 후미가 지면과 충돌하면서 후미에 있던 승객들이 사망했다”며 “항공기 좌석은 사고 유형에 따라 손상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어느 자리가 항상 안전하거나 불안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추락 사고의 경우 기체의 앞부분이 지면과 충돌하면서 충격을 분산시켜 후미 좌석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비행 중 엔진 고장이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불길이 뒤쪽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후미 좌석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좌석 안전도를 일괄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결국 비행기 사고는 다양한 요인과 복합적인 상황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특정 좌석 위치가 생존 확률을 높인다는 일반화엔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좌석 선택보다는 안전벨트 착용, 구명조끼와 산소마스크 사용법 숙지, 비상구 위치 확인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