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골목길에 누워 있던 남성이... 오늘 부산에서 벌어진 끔찍한 참변

31일 0시 30분께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골목길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바퀴에 깔려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 씨는 만취해 비틀거리며 골목길을 걷던 중 사고 발생 직전 교차로 근처 길바닥에 누워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우회전하는 SUV에 치여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SUV 운전자는 경찰에서 "피해자가 누워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SUV 운전자의 진술과 주변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바탕으로 A 씨가 길바닥에 누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만취한 상태로 도로에 누워 있던 남성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대전지법 형사항소 5-3부(부장판사 이효선)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20대 B 씨에게 지난 10월 1심과 동일하게 무죄를 선고했다.

B 씨는 2022년 9월 10일 오전 3시 30분께 충남 보령시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해 도로에 누워 있던 C(당시 55세) 씨를 차로 밟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도로는 편도 1차로였고, 우측에는 차량들이 주차돼 있던 상황이었다. C 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218%로 만취 상태에서 도로에 누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야간 시간대에 사람이 도로에 누워 있다는 점은 통상적으로 예견하기 쉽지 않은 사정"이라며 "피고인이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했더라면 사고를 회피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사정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도로에 눕는 행위는 도로교통법상 도로에서의 금지 행위에 해당하며, 그 과실 범위는 통상 40% 정도로 책정된다. 다만 누운 장소가 주택이나 상점가, 학교 등 사람이 자주 통행하는 곳이라면 보행자의 과실은 10% 정도 감산돼 30% 정도로 볼 수 있다. 반대로 도로가 간선도로처럼 교통량이 많고 차량의 속도가 높은 곳이라면 보행자 과실은 10% 정도 가산된다.

운전자에겐 차 밑에 있는 사람을 주의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야간이나 날씨가 안 좋은 경우 등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운전자 과실이 20% 정도 감산된다. 즉 보행자가 주의해야 할 의무가 20% 가량 가산된다고 볼 수 있다.